北 조선중앙통신 “20일 文 친서 받은 김정은 21일 답신… 내용은 안부 인사” 북한이 발표한 김정은 친서 내용과, 靑 발표한 김정은 친서 내용 약간 달라靑 "김정은 친서에 경의·존경 등의 단어 들어 있다"… 北 발표 내용엔 없어
  • ▲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관영매체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은 김정은이 21일 답장을 보냈다”고 22일 보도했다.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날은 임기를 19일 남겨 놓은 20일이었다.

    청와대는 북측 보도가 나온 뒤에야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과 관련해 브리핑 했다. 이때 김정은이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다”는 대목 뒤에 “경의를 표한다” “존경한다”를 추가해 설명했다.

    靑이 밝힌 김정은 친서 “문 대통령의 고뇌·수고·열정, 높이 평가… 존경할 것”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오전 9시20분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친서 교환을 통해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 나가고 있는 데 대해 공감하고, 남북의 동포들에게도 모두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김정은은 친서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 감회 깊이 회고됐다”면서 “우리가 희망하였던 곳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될 역사적인 선언들과 합의들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고 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김정은은 이어 “지금 보면 아쉬운 것들이 많지만 여지껏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계속해 진함없이 정성을 쏟아 나간다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민족의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며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했다고 박 대변인은 밝혔다.

    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 내용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남북대화가 희망했던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면서,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간의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했으며,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되었으며, 김 위원장도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협력에 임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北 매체 보도한 김정은 친서와 靑이 밝힌 김정은 친서의 미묘한 차이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한 김정은과 문 대통령의 친서 내용은 대부분 청와대가 발표한 것과 같았지만 다른 부분도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친서에서 “북남 수뇌들이 역사적인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온 민족에게 앞날에 대한 희망을 안겨준 데 대해 회억하시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노고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셨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어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서로가 희망을 안고 진함 없는 노력을 기울여 나간다면 북남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 하시면서 호상(상호) 북과 남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남 수뇌분들의 친서 교환은 깊은 신뢰심의 표시로 된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靑이 밝힌 김정은 친서… ‘높이 평가한다’ 표현 뒤에 ‘경의’ ‘존경’ 추가”

    한 국제관계 전문가는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과 관련해 친서 교환 사실을 북한이 먼저 밝힌 것과 남북 양측이 밝힌 친서 내용에서 미묘하게 다른 뉘앙스가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정상 간 친서는 국제관례상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데 북한이 친서를 상당히 빨리 공개했다”며 “이 부분은 눈에 띄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또한 북한 관영매체가 남북 정상 간 친서에 대해 보도한 내용과 청와대에서 밝힌 친서 내용에 미묘한 차이가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와 노고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셨다”고 한 반면 청와대는 김정은이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 열정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썼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북측이 문 대통령을 평가하고 말고 하는 것이 의전상 결례로는 보이지 않지만 ‘경의’나 ‘존경’ 같은 표현의 차이가 미묘하게 다른 뉘앙스를 풍긴다”고 지적했다.

    임기 19일 남기고 김정은에 ‘안부인사’하려 친서 보낸 문 대통령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를 통해 문 대통령이 지난 20일 먼저 친서를 보냈고, 김정은이 21일 답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임기를 불과 19일 남긴 문 대통령이 단순히 ‘안부인사’를 위해 김정은에게 먼저 친서를 보낸 것인지 의문을 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올 들어 13차례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한 김정은이 답신에서 “상호 신뢰와 대화 속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노력을 계속 기울여나간다”든가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라고 표현한 대목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