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자유로운 사람 누가 있나"…당내 비판 맞받으며 출마 의지"누구 넣어도 10%~15% 지는 이기기 힘든 선거…당헌·당규 따라 경선"
  •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이종현 기자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도전을 선언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당헌·당규에 따라 공식 공모 절차를 거쳐 마감됐으니 그에 따라 경선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를 둘러싼 당내 논란이 계속되자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최선 다해 후보 뽑아야" 비판 화살 돌리기

    송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에 대해 서울시장 찬반을 말씀하시는 분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중요한 것은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 제대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싸우면서 25개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이 당선될 수 있도록 보호막을 해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후보를 찾는데 전력과 시간을 쏟아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난 당 대표도 후보 등록을 했다"며 "민주당이 과연 대선에 진 정당이 맞는지, 서로 잘 안다고 잘못된 선택도 눈감아 주는 온정주의가 민주당을 다시 패배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되돌아봐야 한다"고 송 전 대표를 저격했다.

    송 전 대표는 대선 패배에 대해 "저는 최선을 다해 뛰었다고 생각했지만,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에서) 사퇴했다"며 "이번 패배는 당 대표인 제가 가장 책임을 많이 져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했다.

    "국회의장 기회·현역 임기 포기한 것"

    다만 그는 당내 인사들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자신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명분 찾기에 주력했다.

    송 전 대표는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분들이 누가 있나. 다 공동선대위원장이 아닌가. 지금 당을 이끄는 분들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지선이 다가오고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싸워야 하는데 회피하고 내려놓고 시골에 앉아 있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가. 아니면 정면에 나가 싸우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가. 만약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으면 내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우리 당 후보를 누가 넣어도 10%에서 15% 지고 있는 선거에 나가는 것이 이기기가 어려운 선거, 누가 봐도 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누구도) 출마 선언을 생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한번 희생하겠다는 자세로 나서는 것이 책임지는 것인가는 생각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불출마를 선언한 사람이 나오냐고 하는데 저는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해야 할 시간도 촉박한데, 갓 쓰고 망건 쓰다 장 다 파한다는 말이 있다"며 "저는 16대 국회를 박병석 국회의장과 같이했던 사람이다. 국회의장이 될 수 있는 기회도 포기하고 현역 국회의원 2년 임기도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전 대표는 이른바 '86 용퇴론'에 대해선 "제가 쓰는 언어가 아니고, 저는 누구에게 용퇴를 강요한 바 없다"며 "(86)세대라는 게 동질성이 다 희석됐고, 개별적으로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