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 헤르손, 300여명 사망자 내고 러시아군에 함락…15시간 포격 당한 마리우폴 포위당해키이우 주변 러시아 기갑차량 행렬은 그대로…전직 英장군“하르키우 전투 결과에 따라 러시아 달라질 것”
  • ▲ 현지시간 지난 1일 기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주요 격전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지시간 지난 1일 기준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의 주요 격전지역.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8일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남부 헤르손이 러시아군에 함락됐고, 흑해 항구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에 포위당했다. 키이우(키예프)와 하르키우에서는 러시아군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러시아 침략군 특수작전 지휘를 맡은 장성이 저격으로 사망해 러시아에 큰 충격을 줬다. 러시아군의 공격을 받은 원전은 안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최초로 함락된 헤르손…15시간 포격 받고 포위된 마리우폴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2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서남부 도시 헤르손을 점령했다. 이호르 콜리카에우 헤르손 시장은 “러시아군이 열차역과 관공서 등을 장악했고, 시내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전혀 없다”고 전하면서 “300여 명의 시민과 군인이 러시아군과의 교전에서 사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흑해와 접하고 있는 동남부 도시 마리우폴은 러시아군으로부터 15시간 동안 집중 포격을 받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의 관공서나 군사시설뿐만 아니라 주택가 등 민간시설 밀집지역에도 포와 미사일을 쏘아댔다. 이로 인해 마리우폴의 전기와 통신은 모두 끊겼고, 도시는 러시아군에게 포위당한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미국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이 헤르손을 거점 삼아 미콜라이우, 로데사 등 서쪽 방면으로 진격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마리오풀에 대해서는 단순한 함락이 아니라 도시를 초토화함으로써 항복을 받아내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급 문제로 꼼짝 못하는 키이우 인근 러시아군…하르키우 함락이 관건

    키이우 인근 27킬로미터 지점까지 접근한, 64킬로미터 길이의 러시아군 기갑차량 행렬은 여전히 꼼짝 못하고 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러시아군 행렬은 사흘째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추정에 따르면, 그들은 지난 24~36시간 동안 주목할 만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이어 예상보다 강력한 우크라이나의 저항이 러시아군의 진군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따라서 러시아군은 시간을 갖고 부대를 재정비할 것으로 내다봤다.
  • ▲ 현지시간 3일 야간, 조명탄을 터뜨리며 자포리지아 원전 단지를 공격하는 러시아군과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 간의 전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현지시간 3일 야간, 조명탄을 터뜨리며 자포리지아 원전 단지를 공격하는 러시아군과 이에 맞서는 우크라이나군 간의 전투.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영국 합동군 사령관 출신 리처드 배런스는 “하르키우 전투가 전쟁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런스 전 사령관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를 점령하면 사기 측면에서도 키이우(키예프) 전투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러시아군이 하르키우를 점령하면 이는 중대한 군사적 승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러시아군 고위 장성, 우크라이나군에 저격당해 숨져…러, 이튿날 원전 공격

    하지만 러시아군 작전이 잘 풀리는 양상은 아니다. 러시아 프라우다는 3일 “제41합동군 부사령관 겸 특수작전지휘관인 안드레이 수호베츠키 소장(한국군 준장에 해당)이 우크라이나에서 특수작전 중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인디펜던트는 “수호베츠키 소장이 우크라이나군 저격수의 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수호베츠키 소장의 사망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 장성의 첫 전사다.

    같은 날 러시아군은 남부 에네르호다르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4일이 되자 에네호다르 내의 자포리지아 원자력 발전소 단지를 공격했다. 에네르호다르 지역은 우크라이나 발전의 4분의 1 가량을 맡은 곳으로, 특히 자포리지아 원전 단지는 우크라이나 전체 원전 15기 가운데 6기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날 일각에서는 “원전 외벽이 파괴돼 방사능 물질이 유출됐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올렉산드르 스타루흐 자포리지아 군사행정국장은 SNS를 통해 “원전 책임자가 화재는 진화됐고 이제는 안전하다고 했다”며 “원전 관계자에 따르면,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교육훈련시설과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안드레이 투즈 자포리지아 원전 대변인도 SNS에 “화재로 인한 방사능 유출의 위험은 없다”고 강조했다.

    원전 사고는 없었지만 러시아군의 사회기반시설 공격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정전협정에 서명하더라도 러시아를 위협하는 시설을 제거해 (우크라이나의) ‘탈군사화(비무장화)’를 완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전 등을 계속 공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