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국제종교자유보고서… 북한 종교탄압 1411건,종교살인 126건개인의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부정… 수감된 기독교인 최대 20만명고문, 구금, 학대, 처형 자행… "한국, 북한에 쌀 보낸 인권단체 단속"
  • ▲ 2018년 6월 기독교 단체 '순교자의 소리'가 쌀·성경 등을 담은 대북풍선을 날리려 하자 가로 막은 경찰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6월 기독교 단체 '순교자의 소리'가 쌀·성경 등을 담은 대북풍선을 날리려 하자 가로 막은 경찰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국무부가 ‘2020 종교의 자유 보고서’에 북한의 종교탄압 문제와 함께 한국정부가 종교단체의 북한 인권증진활동을 저지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김여정의 지난해 6월 폭언담화와 '대북전단금지법'도 언급했다.

    국무부, 탈북민 증언과 북한인권단체 조사 인용해 북한 종교 실태 설명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13일 “미국 국무부가 12일(현지시간) ‘2020 국제 종교자유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보고서 가운데 북한과 한국에 관한 내용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보고서는 “북한은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명시해 놓았지만 실제로는 종교의 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종교인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정은정권은 어떤 종교적 행위라도 여기에 가담한 개인에게 처형, 고문, 구금, 신체적 학대 등을 자행한다”는 탈북민의 증언과 여러 북한인권단체들의 조사 내용을 수록했다.

    보고서는 기독교 시민단체들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북한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기독교인이 5만~7만 명, 많게는 20만 명에 이른다”고 소개하고, 인권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NKDB)의 조사 내용을 토대로 “북한에서 1411건의 종교탄압이 자행됐고, 종교와 관련해 126건의 살인사건, 94건의 실종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또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발간한 최종보고서에서 “김정은정권은 개인의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철저히 부정한다”고 명시했다고 언급한 뒤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해 보면 2014년 이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미국 국무부의 '세계 종교자유 보고서'는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미국의 대외정책에 반영된다. 미국은 1998년 이 법을 제정한 뒤 국무부에 매년 '보고서'를 내놓도록 했다. 또한 종교의 자유를 조직적으로 탄압하는 국가는 ‘특별우려국’으로 지정해 제재한다. 북한은 2001년 이후 지금까지 ‘특별우려국’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김여정 위협하자 한국정부, 기독교단체의 북한인권활동 막아”

    미 국무부는 이번 보고서에 한국 문제도 넣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6월4일 김여정이 지난해 한국정부에 “대북전단 살포를 막지 않을 경우 군사합의를 비롯한 남북 간의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위협한 사실을 소개했다. 

    이튿날 기독교계 인권단체 ‘순교자의 소리’가 쌀·비타민·성경 등을 넣은 용기를 바다에 띄워 북한으로 흘려보내려 했지만 경찰이 이를 단속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순교자의 소리'는 지난해 6월25일 철원 일대에서 성경·쌀 등을 넣은 헬륨 풍선을 띄웠다 경찰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국의소리 방송은 보고서 작성 주무부서인 미 국무부 국제종교자유국의 대니얼 네이들 담당관이 ‘대북전단금지법’도 언급했다고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네이들 담당관은 “대북전단금지법 등에 대한 우려는 잘 알고 있으며 보고서에도 명시했다”고 밝혔다. 네이들 담당관은 “미국은 북한주민들이 외부정보에 확실히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이는 북한주민들의 삶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중국,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 외부정보 북한 유입 위해 탈북자들과 협력할 것”

    네이들 담당관은 “분명하게 말하지만 중국과 북한은 세계 최악의 종교자유 침해국”이라며 “두 나라가 ‘수치의 전당’에 함께 있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이든정부는 인권문제를 외교정책의 중심에 두고 있다”고 강조한 네이들 담당관은 “핵문제가 현실이고 중대한 도전이기는 하나 인권문제와 국가안보 문제를 다루는 것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인권 문제를 북한 비핵화만큼이나 중대하게 본다는 설명이다. 

    이어 “핵문제와 인권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지적한 네이들 담당관은 “(북한)문제는 전체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지역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정을 얻을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들 담당관은 “미국은 전 세계에서, 그리고 한국 등 파트너들과 협력해서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와 같은 근본적인 자유를 증진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우리는 북한으로의 자유로운 외부정보 유입,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시민사회단체·탈북자단체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