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북중 친선은 보배…북중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 마련해줄 용의 있다"
  • ▲ 김정은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구두 친서를 보내며 북중 간 단결과 협력 강화 의지를 전했다. ⓒ뉴시스
    ▲ 김정은이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구두 친서를 보내며 북중 간 단결과 협력 강화 의지를 전했다. ⓒ뉴시스
    김정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중 간 단결과 협력을 강화하자"는 구두 친서를 보냈다. 시 주석도 이에 "북중 관계를 수호하고 발전시켜 나가자"고 화답했다.

    김정은 "양 국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부합되게 승화 발전될 것으로 확신"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국방력 강화와 남북·미북 관계에 관한 정책적 입장을 토의·결정한 데 대해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냈다"고 23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다뤘던 국방력 강화, 북미 관계에 대한 정책기조 등을 시 주석에게 전했다. 또 북한이 추진하려는 새 경제개발계획과 경제 전략 등을 언급한 뒤 "(북중 간의) 전략적 의사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라고 설명했다. 중국 측 지원을 요청하는 차원에서 올해가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 북중 우호·협조 및 상호 원조에 관한 조약 체결 60년을 맞은 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정은은 "친선과 단결의 위력으로 사회주의 위업을 활력있게 전진시키려는 것은 조선노동당과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라며 "올해도 두 당(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 사이의 협동이 계속 잘 되어 북중 친선 관계가 시대적 요구와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 근본이익에 부합되게 승화 발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북중 두 나라는 세계적인 보건 위기의 대재앙(팬데믹)을 성과적으로 억제하고 적대 세력들의 광란적인 비방 중상과 압박 속에서도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면서 초보적으로 부유한 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괄목할 성과들을 이룩하고 있다"고 자화자찬 했다.

    시진핑 "북중 친선은 귀중한 보물…훌륭히 수호하고 발전시키자"

    시진핑 주석도 "북한 노동당 제8차 당 대회가 성과적으로 진행된 것을 축하한다"며 김정은 친서에 화답했다. 시 주석은 "전통적인 북중 친선은 두 당, 두 나라 공동의 귀중한 보물"이라며 "새로운 형세 하에서 손잡고 노력해서 북중 관계를 훌륭히 수호하고 공고히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아울러 "국제 및 지역 정세는 심각히 변화되고 있다"고 지적한 시 주석은 "(중국은) 한반도 평화안정을 수호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헌하고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北, 북중 교역 확대와 협력 통한 고립 탈출 의지…中, 대미 패권 경쟁에서 역내 우군 재확인"

    김정은이 구두친서에서 '시대적 요구'라는 표현을 재차 사용한 것을 두고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바이든 정부 출범과 한미일 간의 대북 및 대중 정책 공조 강화 등으로 한반도 주변 환경의 변화를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번 친서를 통해 국방력 강화와 남북, 북미 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입장을 깊이 있게 설명하면서 북중 간의 정책 공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시진핑이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해 적극 공헌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북한과 협력하되 한국, 미국 등과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또한 "인민들에게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줄 용의가 있다며 대북 지원 의사를 피력함에 따라 조만간 우한코로나(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에 식량과 비료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견도 있었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23일 "(이번 친서 환답은) 중국과 북한이 대미 외교 전선에서 힘을 합쳐 보조를 맞추어 나간다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반영된 것"이라며 "북한에게는 향후 북중 교역 확대와 협력을 통한 고립 탈출, 중국에게는 대미 패권 경쟁에서 역내 우군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말레이시아와의 단교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된 상황이라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북한의 구두 친서 공개는 중국과의 전략적 의사소통 강화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