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몹쓸 버릇 안 고치면 앞으로도 접촉 시도 무시" 큰소리… 바이든 정책 지켜보겠다는 데 방점
  • ▲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에 담화를 냈다. ⓒ뉴시스" title="▲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냈다. ⓒ뉴시스">
    ▲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조미(북미)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냈다. ⓒ뉴시스
    북한이 미국의 비공개 접촉 시도를 나흘 만에 시인했다. 접촉을 거절한 이유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美 향해 맹비난… "합동군사연습 버젓이 벌여놓고 헐뜯고 걸고 들어"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18일 조선중앙통신에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미북 접촉이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는 담화를 냈다. 

    최선희는 그러면서 "미북 접촉을 시간벌이용·여론몰이용으로 써먹는 얄팍한 수는 스스로 접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싱가포르나 하노이와 같은 기회를 다시는 주지 않을 것임을 명백히 한다"고 밝혔다.

    최선희는 "미국은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전자우편과 전화 통보문을 보내오면서 우리와의 접촉을 요청했다"며 미국 정부의 비공식 접촉 사실을 확인했다. 

    "합동군사연습을 벌여놓기 전날 밤에도 제3국을 통해 우리가 접촉에 응해줄 것을 다시금 간청하는 메시지를 보내왔다"고 밝힌 최선희는 "하지만 우리는 또 다시 미국의 시간벌기에 응해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최선희는 이어 "대화 그 자체가 이뤄지려면 서로 동등하게 마주 앉아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미국에서 정권이 바뀐 이후 울려 나온 소리는 광기 어린 ‘북조선 위협설’과 무턱대고 줴치는(지껄이는) '완전한 비핵화' 타령뿐이었다"고 말했다. 

    최선희는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여러 압박 수단 혹은 완고한 수단 등이 모두 재검토 중이라고 떠들며 우리를 심히 자극했는데,  이제 남조선에 와서는 또 무슨 세상이 놀랄 만한 몰상식한 궤변을 늘어놓겠는지 궁금해진다"며 한미 외교·국방장관회담(2+2 회담)을 두고도 시비를 걸었다.

    최선희는 "미 군부는 우리를 겨냥한 침략적인 합동군사연습을 버젓이 벌려놓았다"며 "미국은 우리 국가의 방역조치를 놓고도 인도주의 지원을 저해한다는 매우 몰상식한 궤변을 뱉아 놓았다"고도 비난했다. 최선희는 이어 "한사코 우리를 헐뜯고 걸고 드는 버릇 또한 고치지 못한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우리는 이미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혔다"고 강조한 최선희는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계속 추구하면 우리가 과연 무엇을 할 것인지 잘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전문가 "김여정 담화처럼 표현 문맥에서 수위 조절 느껴져"

    양무진 북한대학원 교수는 18일 "김여정 담화가 한미 '2+2'회담을 앞두고 큰 틀의 경고를 한 것이라면, 이번 최선희 담화는 블링컨 장관의 메시지가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미국을 겨냥하고 내놓은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후 대화의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대화의 문도 열어놓은 것으로 보인다"며 "김여정 담화와 같이 표현과 문맥에서 수위를 조절한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분위기, 환경 등을 조성할 필요가 있지만 오히려 북한을 더 자극만 한 상태"라는 주장도 있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북한 측은 (미국 내에서) 자신들을 적대시하는 언행들이 노골적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접촉과 대화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최선희 부상의 담화는 바이든 행정부의 추후 언행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데 방점을 찍었음을 주목해야 한다"며 "당장은 과거와 같이 전략전술무기 도발과 같은 무력시위를 통해 미국에 맞대응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