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황사-대기오염 때마다 기사 제목에 '중국' 넣고 반중감정 자극" 언론탓
  • ▲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의 황사 모습. 뒷쪽의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 중국중앙방송(CCTV) 사옥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의 황사 모습. 뒷쪽의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 중국중앙방송(CCTV) 사옥이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0년 만에 한반도에 불어 닥친 최악의 황사를 두고 중국 외교부가 “우리는 황사 경유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한국 언론이 반중정서를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본 국내 네티즌들은 “내몽골이 독립했냐? 중국은 국경이 착탈식이냐?”며 중국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최악의 황사 발원지는 몽골, 중국은 경유지일 뿐”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황사는 ‘중국 국경 밖’인 몽골 등 고비사막에서 발원했고, 중국은 ‘경유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지금까지 몽골을 황사 발원지라고 해서 비난한 적이 없다”며 “(황사 문제에 관해) 관련국들은 과학적이고 건설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여론을 바르게 인도해야 한다. 함부로 여론몰이를 하거나 경솔하게 ‘모자 씌우기(누명 씌우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중국은 황사가 발생하는 문제와 사막화 예방을 매우 중시하고 이미 눈에 띄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힌 자오 대변인은 “중국 내 황사가 크게 줄었는데 이는 주변국에도 큰 공헌을 했다”고 강조했다. 

    자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대기오염은 국경이 없는 문제”라며 “(황사와 스모그) 발원 문제와 관련한 결론을 내릴 때는 과학적 관측과 종합적 분석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 중국이 주장하는 영토와 고비사막 위치를 겹친 지도. 고비사막의 황사가 중국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네이멍구 자치구는 중국 땅이 아니어야 된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중국이 주장하는 영토와 고비사막 위치를 겹친 지도. 고비사막의 황사가 중국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네이멍구 자치구는 중국 땅이 아니어야 된다.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관영 글로벌타임스 “한국 언론, 황사 보도하며 반중정서 조장”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일부 한국 네티즌이 ‘중국이 한국을 오염킨다’고 비난한다”면서 “한국 언론이 기사 제목에 ‘중국’을 넣고 베이징 사진을 첨부해 한국 국민의 반중감정을 자극한 탓”이라고 비난했다. 

    매체는 “한국에 황사가 불어 닥치거나 대기오염이 발생할 때마다 그들(한국 언론)은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는다. 이는 한국 언론의 일반적  관행”이라는 소위 ‘전문가들’의 주장을 덧붙였다.

    중국 외교부와 관영 매체의 주장에는 모순이 있다. 지난 15일 중국 중앙기상대는 “이번 황사는 최근 내몽골 고비사막에서 생긴 모래폭풍 때문”이라며 “2011년 이후 중국에서 발생한 최악의 황사”라고 밝혔다. 

    내몽골은 중국이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네이멍구’다. 때문에 중국 매체들도 지난 13일 저녁부터 고비사막에서 생긴 모래폭풍으로 6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실종된 소식을 국내 뉴스로 보도했다. 

    게다가 황사 발원지 고비사막에는 ‘로프노르 시험장’도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1964년 10월부터 1996년까지 핵실험을 한 곳이다. ‘중국 땅’이 아니라면 핵실험을 할 수 없다.

    이 같은 모순을 두고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중국 외교부가 지금 내몽골은 중국 영토가 아니라고 말한 거냐”며 “중국 국경은 필요하면 갖다 끼울 수 있는 탈착식이냐”고 비웃었다. 일부 네티즌은 “지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비판한 거냐”며 “빨리 중국 공안에 신고하라”고 조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