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협조로 GP총격 원인 조사 못해”…국방부, 남북합의 내세우며 “긴장 완화할 것”
  • ▲ 강원도 철원 6사단 전방소초(GP)에서 바라본 북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KR6 기관총의 총신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강원도 철원 6사단 전방소초(GP)에서 바라본 북한.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KR6 기관총의 총신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군 사령부(이하 유엔사)가 지난 3일 북한군의 GP(전방소초)총격 도발 사건에 대해 “우발적 오발로 확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 당시 남북한이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북한군의 우발적 오발”이라고 발표했던 국방부는 이에 불만을 표시했다.

    유엔사 “GP 총격, 북한 비협조로 우발적 오발인지 확인 불가”

    유엔사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군의 GP총격 도발에 대한 특별조사 결과를 밝혔다. 유엔사 공보담당 리 피터스 대령은 “북한군이 한국군 250번 GP에 4발의 총격을 가한 것이 고의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는 북한의 비협조로 확실하게 판단할 수 없었다”는 유엔사 다국적 특별조사팀의 보고 내용을 전하며 “사건 당시 남북한 모두 정전 협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지난 3일 오전 7시 41분, 한국군 GP를 향해 14.5mm(.50구경) 화기 사격을 가한 것, 한국군이 이후 32분 동안 사격을 실시한 것 모두 군사분계선 너머로 허가 받지 않은 총격을 가한 것이므로 정전 협정 위반이라고 유엔사는 설명했다.

    “유엔사 발표에 유감”이라는 국방부, 또 남북군사합의 이행 강조

    국방부는 유엔사 조사 결과에 즉각 불만을 표시했다. 국방부 대변인실은 유엔사가 특별조사 내용을 발표한 뒤 입장 자료를 내고 “우리 군의 현장부대는 당시 북한군 총격과 관련해 대응 매뉴얼에 따라 적절히 조치했다”며 “유엔사가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실제 조사 없이 그 결과를 발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9.19 군사합의’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적극 뒷받침할 수 있도록 비무장 지대 등에서의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도 지속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또 ‘남북군사합의’ 이행을 들고 나왔다.

    유엔사는 북한군의 비협조로 GP총격 원인이 우발적인지 의도적인지 명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국방부는 북한군이 아니라 유엔사에게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국방부의 유감 표명 또한 “북한군의 우발적 오발에 우리가 잘 대응했다”는 한국군의 발표를 유엔사가 부정한 것에 대한 불만 표시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북한군 GP 총격 사건을 두고 한국군과 유엔사의 판단이 다른 점에 대한 논평 요청에 “그건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고만 답했다고 조선일보가 27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