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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명수사 없다더니… 김기현 “靑, 문건에 ‘처벌조항’까지 적었다”

檢, 하명수사 의혹 문건 가공 정황 포착… 靑, 경찰에 '수사 가이드라인' 지시 등 수사·선거 개입 의혹

입력 2019-12-18 16:05 수정 2019-12-18 18:08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검찰조사를 받으며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관련 문건에 관계자들과 관련 형사 처벌 조항 등이 기재된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경찰에 사실상 '수사 가이드 라인'을 잡아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가 경찰에 '김기현 첩보문건'을 이첩하면서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 비위 관련 첩보뿐만 아니라 '처벌조항'까지 구체적으로 적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가 경찰에 수사 대상에게 적용할 혐의와 수사방향을 지시하는 등 사실상 주도적으로 수사에 개입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동안 "하명수사는 없었다"는 청와대의 해명은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하명수사에 의한 선거 개입 의혹이 더욱 짙어지는 것이다. 검찰은 문건 가공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무총리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김기현 “靑 문건에 ‘법정형’ ‘징역○년’ 문구까지 적힌 것 봤다”

18일 문화일보에 따르면, 최근 김 전 울산시장은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관련 문건에 자신과 연루된 관계자들의 형사처벌 조항 등이 기재된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단순 비위 내용뿐만 아니라 '법정형' '징역 몇년형'과 같은 구체적 형사처벌조항 문구가 적혔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 비위 최초 제보자로 '김기현 비위 의혹' 문건의 작성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은 "문건에는 항간에 떠도는 비위 사실만 적었다"고 해명했다. 이 때문에 청와대가 문건에 새로운 비위 의혹을 추가하는 등 내용을 가공해 경찰에 내려보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졌다.

검찰도 송 부시장이 전달한 첩보문건이 가공된 점을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핵심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검찰 수사는 '청와대~송철호 캠프~울산경찰' 간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데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검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이날 국무총리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이날 오전 9시쯤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 4층에 위치한 국무총리실 민정실을 압수수색해 문모(52) 사무관의 업무 관련 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사무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던 2017년 10월 송 부시장으로부터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근 관련 비리 의혹을 제보받아 첩보문건을 생산한 인물이다. 이 문건은 경찰청을 거쳐 그해 12월 울산경찰청에 하달됐다.

▲ 검찰은 청와대의 첩보 문건 가공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8일 국무총리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송병기 부시장 제보와 청와대 문건을 대조한 결과 당초 제보에 없던 내용이 추가되는 등 가공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 DB

송 부시장의 제보는 '울산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이라는 제목의 A4 용지 4장 분량의 문건 형식이며, 청와대가 경찰에 내려보낸 문건은 '지방자치단체장(김기현) 비위 의혹'이라는 제목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두 문건을 대조한 결과, 청와대 문건에서 당초 제보에 없던 내용이 추가되는 등 가공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사무관이 첩보문건을 생산할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윗선'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檢, 국무총리실 압수수색… 청와대 선거 개입 여부도 수사

검찰이 최근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다수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송 부시장은 2017년 하반기 송 시장 선거캠프에 들어가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3월31일 업무수첩의 일정난에 ‘BH 회동’이라고 적었다. 당시에는 울산경찰청이 김 전 시장 비위와 관련,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한 지 15일이 지난 시점이어서 수사 관련 보고가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첩에서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의 이름도 발견된 만큼 검찰은 당시 회동에 참석한 인물들의 소환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오전 김 전 시장 측근 비리 의혹 수사를 맡았던 당시 울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A팀장과 B팀원 등 2명을 소환해 당시 김 전 시장에 대한 무리한 수사가 있었는지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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