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북극성-3호 사거리 최장 5000km…실전배치 땐 美도 요격 힘들어"
  • ▲ 북한이 3일 공개한 SLBM 북극성-3호 발사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이 3일 공개한 SLBM 북극성-3호 발사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2일 발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호’의 최대사거리를 두고 한미 군사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미 군사전문가들은 ‘북극성-3호’가 2000km를 비행할 수 있고, 한국과 일본을 노린 무기라고 분석했다. 반면 한국 군사전문가들은 최대 5000km의 사거리를 갖고 있으며, 동해상에서 괌이나 알래스카까지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군사전문가들은 그러나 SLBM이 실전배치되면 한국은 물론 미국도 이를 포착, 요격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韓 군사전문가들 “북극성-3호, 中 JL-2와 흡사”

    북한은 지난 3일 ‘북극성-3호’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국내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SLBM 기술이 과거 ‘북극성-1호’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부 전문가는 북극성-3호의 형태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SLBM ‘JL-2’와 대단히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1메가톤급 핵탄두를 장착한 JL-2는 길이 13m, 폭 2m의 중형 SLBM으로 사거리가 7200km에 이른다. 차이점이라면 북극성-3호는 2단 로켓인 반면 JL-2는 3단 로켓을 사용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할 때 북극성-3호의 성능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해상에서 발사해 괌이나 알래스카를 타격할 수 있는 3000~5000㎞의 사거리를 가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군사전문가들 또한 북극성-3호의 사거리가 최장 5000km에 이를 수 있다며, 북한이 미국 본토 공격 수단을 곧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잠수함을 태평양으로 보내 미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도 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 ▲ 중국 인민해방군 SLBM인 '쥐랑(巨浪, JL)-2' 발사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중국 인민해방군 SLBM인 '쥐랑(巨浪, JL)-2' 발사 장면.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브루스 베넷 “北 신형 SLBM, 한국 못 막을 수도 ”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북극성-3호가 미국보다 한국과 일본을 노린 무기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참여과학자연대(UCS) 소속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이 쏜 SLBM은 2017년 5월에 쏜 북극성-2호를 개량해 2단계 추진 로켓을 장착한 것”이라며 “이를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최대사거리가 1900km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CNS)의 제프리 루이스 동아시아비확산프로그램 국장은 “북한의 북극성-1호와 북극성-2호 사거리는 1200km 정도였다”면서 “북극성-3호는 기존 북극성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한반도 전역과 일본을 사정권에 넣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극성-3호가 미국이나 일본보다 한국에 특히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중국에 ‘3불 약속(사드 추가 배치, 미사일 방어체계, 한·미·일 안보협력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함에 따라, 잠수함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탐지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에 있는 패트리어트나 사드(THAAD, 종말고고도요격체계)는 주로 북쪽을 향하고 있는데 북한이 동해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막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언 윌리엄스 “SLBM 자체보다 고체연료 개발이 더 위협”

    북한의 SLBM은 위협적이지만 잠수함 때문에 그 위협이 반감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의 이언 윌리엄스 부국장은 “SLBM의 장점은 잠수함을 쉽게 찾을 수 없어 미사일을 쏘기 전에는 탐지가 어렵다는 점인데, 북한은 잠수함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잠수함 소음이 심해 쉽게 발각된다면 SLBM을 개발한 의미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다만 SLBM 개발 기술은 궁극적으로 ICBM 개발에 도움이 된다”면서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을 안정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