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집값은 교육정책과 직결… 어설픈 교육정책에 내집 마련 '꿈' 멀어져"
  • ▲ 일부 부동산 업계와 교육계에선 잇단 자사고 취소 여파가 '강남 8학군' 부활로 이어져, 강남 지역의 집값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 뉴데일리 DB
    ▲ 일부 부동산 업계와 교육계에선 잇단 자사고 취소 여파가 '강남 8학군' 부활로 이어져, 강남 지역의 집값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전망했다. ⓒ 뉴데일리 DB
    “자사고가 폐지되면 명문 일반고와 학원이 몰려 있는 강남지역의 집값이 크게 오를 거예요.” (서울 강남 공인중개사 김모 씨)

    전주 상산고에 이어 부산 해운대고 등 자율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의 잇단 재지정 취소 여파가 서울 강남 8학군(강남·서초) 일대 집값을 들썩이게 했다. 서울지역 자사고도 폐지될 것이라는 위기감에 예전 강남 명문학군지역으로 교육수요가 몰리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산고 재지정 취소 발표… 강남·송파 아파트값 상승

    1일 한국감정원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8개월여 동안 내림세를 보이던 강남 집값은 상산고 재지정 취소가 발표된 6월 셋째 주 상승전환했다. 강남구와 송파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전주 대비 0.01%, 0.02%씩 올랐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은마아파트 등 해당지역 아파트의 재건축과 자사고 폐지에 따른 강남 명문학군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집값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사고 폐지 영향으로 강남 집값이 상승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자사고 폐지정책의 일환으로 ‘우선선발권 폐지’를 발표한 2017년 11월 전후로 강남지역 집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11월 교육부의 자사고 폐지정책 발표 이후 '강남 8학군'인 서울 강남·서초구를 비롯해 명문학군으로 불리는 송파구 역시 매매가가 상승했다.

    단대부고와 숙명여고 등 명문 일반고 인근에 있는 강남구 ‘래미안 대치 팰리스’의 112.24㎡(33평형)의 매매시세는 자사고 폐지정책 발표 직전인 2017년 10월 18억원으로 조사됐으나 4개월 만인 이듬해 2월 21억2500만원으로 급등했다.

    또 다른 명문고인 반포고와 근거리에 있고 학원 밀집지역인 서초구 '반포 리체'의 경우, 2017년 10월 113.42㎡(34평형)의 매매가는 15억 3500만원 안팎이었다. 그러나 자사고 폐지정책 발표 이후인 2018년 2월에는 2억6500만원 오른 1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명문학군으로 유명한 송파 '트리지움'의 110.86㎡(33평형)의 시세 역시 같은 기간 12억5000만원에서 14억7500만원으로 2억2500만원 정도 올랐다.

    2017년 자사고 폐지정책 발표 때도 ‘강남 3구’ 집값 상승

    우방공인중개사 신용수(54) 대표는 "2017년 11월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 발표로 이미 한 차례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급등한 적이 있다"며 "일반 명문고에 배정되는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자사고 정책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고 말했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집값이 오르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강남권은 교육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이라며 "학군이 좋은 강남은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아 자사고 폐지 여파로 집값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도 자사고 폐지에 따른 강남 명문학군 ‘부활’ 현상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자사고 폐지정책으로 인해 학부모의 ‘강남 쏠림’ 현상이 생기면  ‘강남 8학군’이 재등장할 수 있다”며 “대책 없이 자사고를 폐지하면 기존 선례처럼 집값 폭등과 같은 또 다른 병폐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