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중국조사위원회 “연간 장기이식 9만 건… 불법 장기적출 근절 증거 없어”
  • ▲ 장기수확 반대운동단체가 만든 인체장기 밀거래 가격표. 각막, 심장, 폐, 위장, 간, 신장 등의 가격이다. ⓒ스톱올건하베스트 오르그 화면캡쳐.
    ▲ 장기수확 반대운동단체가 만든 인체장기 밀거래 가격표. 각막, 심장, 폐, 위장, 간, 신장 등의 가격이다. ⓒ스톱올건하베스트 오르그 화면캡쳐.
    중국정부가 수감 중인 파룬궁(法輪功) 신도와 위구르 주민을 대상으로 장기적출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의 ‘중국조사위원회’가 밝혔다. 이 소식은 영국 <가디언> 등이 17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중국조사위원회는 2014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의 증언·청취 등을 토대로 중국당국이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장기수확(Organ Harvest·장기이식 주문이 들어오면 그에 맞는 사람의 장기를 산 채로 적출하는 행태를 의미)’을 계속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중국조사위원회는 의사·법률가·인권운동가 등 국제적인 명망가로 구성된 민간기구다.

    조프리 니스 중국조사위원회 위원장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조사 결과 매우 많은 사람들이 별다른 이유 없이 끔찍한 죽음을 맞이했고, 이와 비슷한 고통을 더 많은 사람이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위원회는 이런 일(수감자 장기수확)이 중단됐다는 실질적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조사위원회가 만난 증인들은 ‘장기수확’이 일어나는 순서를 설명했다. 중국당국에 끌려와 수감된 사람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혈액검사, 조직검사, 생체활력도 측정 등을 받는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보내다 어느 날 갑자기 불려 나간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진다. 수감자들은 사라진 사람이 ‘장기수확’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중국당국에 의해 수감됐던 파룬궁 신도나 위구르 주민들은 수감기간에 혈액검사를 포함해 건강검진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수감자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사람들은 ‘장기수확’ 희생자가 됐을 것이라는 증언도 나왔다.

    ‘중국조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홈페이지에 4쪽짜리 조사결과 요약본을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한 해 최대 9만 건의 장기이식수술이 진행된다. 2016년 데이비드 킬고어 전 캐나다 국무지원장관 등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정부가 인정하는 연간 장기이식 건수는 1만여 건 안팎이다.

    위원회는 중국에서 이처럼 많은 장기이식수술이 가능한 이유가 처형된 수감자들로부터 장기를 적출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위원회는 “강제적인 장기수확은 중국 전역에서 수년간 자행돼 왔으며, 파룬궁 수련자가 주된 장기 공급원이었을 것”이라며 “위구르 주민에 대한 집중적인 탄압과 의료 테스트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기수확) 결과도 곧 드러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위원회는 또한 요약본에서 “파룬궁 및 위구르 주민에 대한 인권범죄위원회는 중국당국이 이번 조사를 통해 살인, 인종청소, 국제법을 위반한 신체적 자유 박탈, 고문, 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 강제실종(납치), 국제법적으로 통용되지 않는 인종·민족·종교에 대한 박해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정부는 파룬궁 신도에 대한 장기적출이 국제적 문제가 되자 2014년 “사형수들로부터 장기를 적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집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진핑 국가주석은 반대파 숙청의 명분으로 장기적출산업을 없애고, 무료 장기 기증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로도 이스라엘·이탈리아·스페인·대만 등은 중국으로 장기이식수술을 받으러 떠나는 행위를 금지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