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전례없는 새로운 위협, '핵미사일 금지' 유엔 규정도.위반"
  • ▲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제일빌딩에서 진행된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 등 참석자들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제일빌딩에서 진행된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이기륭 기자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새로운 무기 유형의 러시아 미사일과 유사해 더욱 위협이 된다.”(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정부가 지난 9일 발사된 북한 미사일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번 북한 미사일이 새로운 유형의 위협인 데다, 남북합의 등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지적이다.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논의하는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토론회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제일빌딩에서 열렸다.

    '출구 없는 대북정책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이날 토론회는 2시간가량 진행됐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 박상봉 전 통일교육원장, 서유석 북한연구소 연구위원,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세 가지를 강조했다. 북한 행동이 △유엔 안보리 결의는 물론 남북 간에 선행된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했다는 점 △북한 미사일이 러시아의 신무기와 닮은 사실 △한국 외교·안보가 왜소화, 고립화, 주변부화했다는 점 등이다.  

    북한 미사일을 둘러싼 세 가지 진실 

    김 원장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핵미사일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1478·2087·2094호 등에 위반한다”면서 “문 정권 들어 한 판문점선언·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서 이 세 가지 합의의 골자는 ‘적대행위 중단’으로, 이 역시 (북한이)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신무기 ‘이스칸데르(SS-26 stone)’와 북한의 이번 미사일이 유사하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러시아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인 이 무기(사거리 500km)를 2004년 개발, 2006년 실전배치했다. 

    김 원장은 “이 무기가 특별한 이유는 정상적인 미사일 궤적을 벗어난 ‘변칙 궤적’으로 비행한다”며 “이 무기가 북한에 제공됐거나 북한이 러시아 기술로 자체생산했다면 한국의 킬체인(kill-chain), 미국의 사드(THAAD) 등 우리 시스템으로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새로운 차원의 위협인데 이러한 현실을 언론이나 군도 이야기를 안 한다”고 지적했다. 
  •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세 가지 진실을 언급했다.ⓒ이기륭 기자
    ▲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16일 바른사회시민회의 토론회에서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세 가지 진실을 언급했다.ⓒ이기륭 기자
    문 정권의 대북 식량지원을 거론한 부분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북한이 사고쳤는데 식량을 줘야 할 만큼 당당하지 못한데, 문재인 정권 2년간 안보 위상이 너무 협소하고 낮아진 연장선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 김 원장의 발언이다. 안보 위상의 왜소화 등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상봉 전 통일교육원장 역시 “문재인 정권은 국제사회, 북한에 있어서 실패했다”며 “그래도 김연철 통일부장관을 임명하고 식량지원 의견을 표한 것은 ‘마이웨이’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출구 내놓는다면… 

    김태우 원장은 “북한과 동족이니 싸우지 말고 상생하자는 대화를 왜 반대하겠는가”라며 “우리의 정체성, 안보를 허물고 정론을 어기는 것이 문제인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가 하는 것(대북정책)과 반대로 하는 게 출구”라고 덧붙였다. 

    서유석 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가 오히려 사회주의 체제 복원을 시도하고 있고 (김정일 시대보다) 보수화하고 있다”며 “이를 봤을때 남북 통일 문제는 체제와 관련해 생각해야 하는데 대화가 안될 가능성도 있으니 현 정권이 '플랜 비(B)'를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환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dl 집권 초기 말한 ‘분노와 화염’이 아직 유효한 점 △문 정권의 통치가 혁명을 자초하는 사실 △국민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점 등을 언급했다. 

    조 교수는 “문 정권의 통치가 혁명을 자초하고 있는데, (우리에게는) 선거가 있고 우리가 주인이다”라고 역설했다. 

    박 원장은 한국이 모델로 삼는 독일 통일 과정, 결과 등에 대한 중요성을 말했다. 그는 “분단은 통일로 가는 과도기 상태로, 이 동안 이념전쟁을 치르게 된다”며 “독일은 통일 과정에서 자유와 시장을 지켜냈고, 그 덕에 정치·경제적으로 세계 최강국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정권 출범 이후 추진된 정책들이 반자유·반시장적이라는 사실을 우려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북한이 복수의 탄도미사일을 전날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들 발사체는 300㎞ 이상 비행 뒤 바다에 떨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KBS 취임 2주년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를 통해 “비록 단거리여도 탄도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불만이 있다면 대화의 장에서 명확히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