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왼쪽부터 노부스콰르텟 김재영,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강동석 SSF 예술감독,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 왼쪽부터 노부스콰르텟 김재영,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강동석 SSF 예술감독,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첼리스트 라슬로 페뇨.ⓒ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매년 서울의 봄을 아름다운 선율로 물들이고 있는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다채로운 클래식 성찬을 준비했다.

    '제14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가 4월 23일~5월 4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윤보선 고택, 가톨릭문화원 아트센터 실비아홀 등에서 '음악과 미식(Music & Gastronomy)'이라는 주제로 펼쳐진다.

    강동석 예술감독은 "청중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을 것 같아 음식과 음악을 연관시켜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음악가는 여행을 많이 한다. 낯선 고장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음식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축제를 여는 23일 개막 공연은 여러 가지 음식을 한꺼번에 차려놓고 원하는 만큼 덜어먹는 스웨덴식 뷔페 '스뫼르고스보르드(Smörgåsbord)'다. 보통 5개 코스로 이뤄지는 상차림에 맞춰 5곡의 작품을 선보인다.

    둘째 날의 주제는 '미트 디쉬(Meat Dish)'로 브루흐 현악 5중주, 브람스 클라리넷 3중주, 노바코브스키 피아노 5중주 등을 연주한다. 26일 '스타터(Starter)'는 식전 입맛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같이 짧고 가벼운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28일 '씨푸드(Seafood)'에서는 드뷔시의 '바다', '조각배로' 등 바다와 물을 연상케 하는 곡들을 모았다. 5월 4일 폐막 공연 '올 유 캔 이트(All you can eat)'는 슈베르트의 마지막 현악 4중주인 15번, 드보르자크의 유일한 현악 6중주를 만날 수 있다.

    올해는 예술감독 강동석을 필두로 첼리스트 양성원·라슬로 페뇨,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 바이올리니스트 스베틀라나 마카로바·김다미, 하피스트 이자벨 모레티, 현악사중주단 노부스콰르텟, 비올리스트 김상진, 플루티스트 최나경 등 국내외 실력파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다.

    1980년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 당 타이 손(61)은  25일, 27일 두 번의 공연에서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페데레프스키가 피아노와 현악 5중주를 위한 곡으로 편곡한 버전을 들려준다.

    주로 독주와 협연 무대로 국내 팬들과 만나왔던 당 타이 손은 "피아니스트는 외로운 연주자다. 독주회가 많고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는 보스 역할을 하며 가장 중요한 연주자가 되기도 한다. 실내악에서는 다른 연주자들과 협연할 때 특별한 경험을 나눈다. 자신을 잊고 함께 연주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음식과 음악은 비슷한 점이 많다. 맛있는 음악과 요리를 만들어내는데 모두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원래 조리 시간보다 길게 요리하면 망치고, 너무 짧으면 음식이 익지 않는다"면서 "두 번째는 직관이 중요하다. 인터넷이나 책에 나온 레시피를 보고 그대로 하면 맛이 없다. 직관에 따라 요리할 때 멋진 음식이 나오듯 음악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 ▲ '제14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포스터.ⓒ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
    ▲ '제14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포스터.ⓒ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