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파 무장조직 지원하는 이란 '정규군'… "북한 인민군 테러조직 지정 '근거' 마련"
  • ▲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정부가 이란 혁명수비대(IRGC)를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란정부는 즉각 “우리는 미군을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란은 “미국이 우리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은 새로운 재앙을 겪게 될 것임을 (트럼프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메시지에 시리아·레바논·이라크·예멘 내 반 이스라엘 테러조직들이 동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의 'AP통신'은 8일(현지시간) 이란 혁명수비대를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에 미국정부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가운데 특수부대인 ‘콰드스군’은 테러조직으로 지정된 적이 있지만, 사실상 정규군이나 마찬가지인 혁명수비대 전체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 경우는 처음이어서 향후 중동외교에 상당한 파장이 일 것이라고 'AP통신'은 내다봤다.

    'AP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이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이 군대가 중동 곳곳에 퍼져 있는 시아파 무장조직을 지원하고, 이라크의 시아파 정당과도 긴밀한 현실을 고려할 때 이번 조치가 향후 미국의 중동정책을 매우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레바논·시리아·예멘 내 시아파 조직 지원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내 시아파 정당과 무장조직은 물론 레바논에 둥지를 튼 헤즈볼라, 시리아·예멘에서 활동 중인 시아파 무장조직들도 지원한다. 특히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는 정계의 한 축을 담당하는데도, 미국정부는 이들을 해외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면 이라크와 시리아 일대에서 미 국무부와 미군, 미 정보기관의 활동이 제약받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 ▲ 카타르 알 우데이드 미공군기지. ⓒ美내셔널 가드(예비군) 공개사진.
    ▲ 카타르 알 우데이드 미공군기지. ⓒ美내셔널 가드(예비군) 공개사진.
    'AP통신'은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들도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성을 이유로 이라크·시리아 등에서 무장조직이나 정부 관계자들과 소통이 어려워질까 걱정한다”면서 “이들은 10년 넘게 노력해온 중동 안정화작전이 수포로 돌아갈까 우려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라크에는 아직 5200여 명의 미군이 남아 있고, 시리아에도 2000여 명이 주둔 중이다. 'AP통신'이 지적한 것처럼 이들은 안전을 위해 현지 부족과 관료, 무장조직과 협력해야 한다. 시아파든 수니파든 관계없이 안정화작전에 도움이 된다면 협력해야 한다.

    'AP통신'은 또한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뒤 중동지역의 시아파 무장조직들이 강력히 반발할 경우 바레인의 미 해군 5함대기지,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 미 공군기지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도 전했다.

    AP통신 "바레인·카타르 미군기지 위험해질 수도"

    뿐만 아니다. 'AP통신'은 “이란 혁명수비대에 대한 테러조직 지정을 강행할 경우 중동지역의 대사관과 영사관 등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날 수 있고, 미국의 국익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정부 관계자들의 주장도 소개했다. 이어 “이런 경고는 2003년 이라크 침공 당시에도 있었고, 최근 트럼프 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밝혔을 때도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런 위험에도 지난해 2015년의 이란 핵합의를  깨버린 이후 이란에 더욱 강경한 대응책을 펴는 것을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물론 영국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에서도 경제매체를 중심으로 경고하는 보도가 나왔다. 이란은 신정일치 국가여서 정규군보다 혁명수비대가 더 강력한 권력기관이다. 이들은 석유 수출과 국내 건설 등에도 적잖게 관여해 이란과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