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결렬' 26분 전까지 '기대감'… 분위기 파악 못해… '왕따 우려' 현실로
  •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세기의 담판'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던 2차 미북정상회담이 이틀째인 28일 '비핵화 합의'가 무산되면서 끝내 결렬됐다. 

    청와대는 베트남 하노이 현지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TV로 서명식을 시청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엇박자를 냈다.  

    당초 미북 정상은 이날 오후 1시55분(현지시간 오전 11시55분)과 오후 4시(현지시간 오후 6시)에 각각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을 열 예정이었다. 합의문 서명식 이후인 오후 6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예정됐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2시10분 시작된 정례 브리핑 때까지도 회담 결과에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남북 간에 대화의 속도, 깊이가 달라지겠지만, 잠시 휴지기에 있었던 남북대화가 다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시각이 오후 2시27분이었다. 그러나 26분 뒤인 2시53분부터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긴급속보가 외신을 통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도 오후 4시로, 2시간 앞당겨졌다. 

    현지 상황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갔다 그러나 직전까지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오후 4시 북미 정상의 하노이선언 서명식을 여민관 집무실에서 참모들과 TV로 시청할 예정"이라고 밝히는 등 현지 상황과 동떨어진 태도를 보였다.

    "문 대통령, 집무실에서 TV로 서명식 시청할 예정"

    어이없는 청와대의 태도에 "이번 2차 미북정상회담 전 과정에서 한국이 완전히 배제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국가안보실이 하노이 현지 상황을 어젯밤  늦게 전달해왔다"며 "어제는 밤이 너무 늦어서 오늘 아침에 정의용 실장이 그 내용을 대통령께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담 결과를 보고 난 뒤 청와대의 입장이 어떨지 적절한 형식과 내용을 상의해서 최대한 빠른시간 내에 알려드리겠다"고 공지했다. 

    "트럼프한테 전화 요청했다" 한가한 소리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와 관련해서는 "싱가포르회담 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에어포스원'을 타고 이륙한 직후에 전화를 주셨는데, 이번은 이륙하기 직전에 통화를 바란다는 뜻을 우리가 전달했다"면서 "한미 정상 통화 결과는 긴박한 현장 상황을 고려할 때 오후 9시가 넘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김 대변인의 브리핑 직후, 현지 언론을 통해 서명식과 업무오찬이 취소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회담장을 빠져나가 숙소인 멜리아 호텔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백악관 "회담 결렬" 발표했는데도 말 없어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한다"며 회담 결렬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에서 "남북 사이의 철도·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해 경협비용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었다. 

    또 25일에는 "종전선언은 미북 2자 간 선언으로 충분하다"는 청와대 견해까지 나오면서 한국전쟁의 주된 당사자 지위까지 스스로 내려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청와대는 오후 5시 현재까지 회담 결렬에 대해 어떤 견해도 밝히지 않고 침묵했다. 

    대한애국당 조원진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지금까지 북한이 비핵화에 적극적이라고 주장했다"면서 "문재인 정권이 대한민국 국민들을 속였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