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차리면 기자 아니다, 신세대답다" vs "권위주의 벗어난 靑"… 정치권 엇갈린 반응
  • ▲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는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 ⓒYTN 보도 화면 캡쳐
    ▲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하는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 ⓒYTN 보도 화면 캡쳐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자신감의 근거는 무엇이냐"고 돌직구 질문을 던진 경기방송 김예령 기자에 대한 관심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정치권 및 언론계에선 긍정·부정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자는 국민을 대신해서 뭐든지 질문할 수 있다. 그리고 대통령은 무슨 질문에 대해서도 답변할 의무가 있다"며 "(김예령 기자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라고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기자들이 본래 그렇다. '무슨 자신감 가지고 그렇게 말씀하십니까'라는 발언이 결례하더라도 얼마나 자연스럽나. 신세대답다"며 "나는 진짜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저렇게 성큼, 또 한 번 다가오는구나. 좋게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도 기자들에게 질문받으면 진짜 그냥 화가 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런 질문도 답변해야 한다"며 "그것이 대통령이고 그것이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자가 예의 차리면 기자가 아니다"고 말했다. 

    정청래 "뜬구름 잡는 질문 말라"… 이언주 "文이 왕이라도 되나"
      
    반면 언론계 및 여권의 반응은 차갑다. JTBC 손석희 사장은 돌직구 질문이 나오게끔 상황을 만들어준 청와대를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손 사장은 10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과거 지난 정부에서 봤지만 대통령 앞에서 다소곳이 손 모으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이러한 것은 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하다"고 분석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을 하고 싶다면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하라"며 "말을 모호하게 시작하니까 마지막 나오는 질문도 추상적이고 인상비평만 하는 것 같은 이상한 질문이 되고 마는 것"이라고 김 기자의 태도를 비난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트위터에 해당 글을 공유하며 "맞는 말씀이다. 구체적인 질문을 하려면 구체적인 자료를 준비하고 공부하라. 뜬구름 잡는 이미지에 기반한 질문은 하지 마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김 기자 질문 태도 논란이 좌파 진영에서 확산되는 현상을 비판했다. 그는 11일 페이스북에 "기가 막히다. 그렇게 완곡히 말했는데 무슨 태도? 문 대통령이 무슨 왕이라도 된단 말이냐?"라며 "어려운 국민들 대신해 당당히 권력에 질문하고 비판하는 것. 그게 바로 언론의 사명"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예령 기자의 날카로운 핵심 찌르기에 빵 터졌다"며 "경제 어려움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데 왜 잘못된 걸 바로잡지 않고 엄중히 보고만 있냐? 그 자신감은 뭐냐는 건데 짧은 질문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하고 싶은 말 대신한 한마디였다"라고 평가했다.  

    김예령 기자 "누구나 느끼는 점 국민 대신해 물었을 뿐"

    한편 김예령 기자는 자신을 둘러싼 태도 논란에 대한 속내를 전했다. 그는 1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그 자신감 질문이) 오해의 소지가 있었지만 절대 무례하게 하려던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기자는 "대통령에 대해 기대하던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최대한 어려운 국민의 여론을 대신해 여쭙고 싶었다"며 "건방진 태도로 질문하면 당연히 안 된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고 기자의 사명을 생각해 최대한 객관적이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은 것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