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연설 통해 홍콩식 '일국양제' 언급… '자유민주' 강조한 대만 총통 신년사에 대한 대응
  • ▲ 2017년 6월 홍콩 주둔 중공군을 사열하는 시진핑 中국가주석.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7년 6월 홍콩 주둔 중공군을 사열하는 시진핑 中국가주석.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중국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2300만 대만 국민을 존중하라”고 말했다. 이에 시진핑 中국가주석은 대만을 흡수통일하겠다며 맞받아쳤다.

    신화망 등 中관영매체들은 2일 시진핑 中국가주석의 연설 내용을 보도했다. 시진핑은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을 통해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부정치로 어떤 외부 간섭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일국양제를 통한 평화통일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시진핑은 연설에서 “중국인은 중국인을 공격하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을 추구할 것이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한다고 약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대만 내 독립 세력과 외세에게 위대한 승리를 거뒀지만, 그들이 분열공작을 시도할 경우를 위해 모든 필요한 수단을 선택지로 남겨두겠다”며 여차하면 대만 흡수통일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차이잉원 총통 "자유민주 지향 대만 존중하라" 신년사
    CNN 등 美언론들은 시진핑의 연설이 지난 1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신년사에 대응하는 측면이 크다고 풀이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신년사에서 “베이징은 대만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中공산당은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2300만 대만 국민들을 존중하라”고 말했다. 외신들은 "대만 정부가 中공산독재 지배를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밝히자 시진핑이 나서 위협을 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미국이 지난해 말 대만 해협으로 항모 강습단을 통과시키는 등의 작전을 펼친 것도 시진핑을 자극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시진핑이 말한 ‘일국양제 홍콩식 통일’은 말 그대로 1997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돌려 받은 뒤 시행 중인 통치 체제다. 행정 등 국내 제도는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 국방·외교 등은 中공산당에게 맡기는 것이다.

    中공산당이 홍콩을 반환받았을 때 ‘일국양제’를 수용한 데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당시 세계 5대 금융시장이었던 홍콩을 中공산당이 해외로 진출하는 통로이자 외국 자본을 中본토로 끌어들이는 유인책으로 활용하기 위해서였다. 본토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되자 中공산당은 홍콩 주민들에 대한 탄압을 시작했다. 2014년 9월 홍콩 우산혁명은 中공산당의 탄압과 위협에 맞서 일어난 것이었다. 中공산당은 우산혁명 이후 홍콩에 대규모 군병력을 배치하고, 시민들에 대한 감시를 더욱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