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평화·정의, 국회·신촌서 '기득권 양당' 규탄 "5당 합의 부정해선 안돼"
  •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득권 양당 규탄 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득권 양당 규탄 대회'를 열었다. ⓒ뉴데일리 정상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이 손을 잡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총력 투쟁에 나섰다. 이들은 국회와 서울 도심을 넘나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기득권 양당 세력'이라고 비판하며 국민을 상대로 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야 3당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기득권 양당 규탄 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과 관련한 이른바 '5당 합의'를 부정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을 내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합의한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부정하고 있다"며 "국회를 이렇게 업수이 여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의석수 1,2개 늘리는 게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제대로 발전시켜 의회 민주주의를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내각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꼭 이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기득권을 내놓기 싫어서 양당이 발버둥치는 모습 앞에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더 깊어지고 있다"며 "우리 사회에 힘 없는 사회적, 경제적 약자 모두가 이 정치를 혁파해주길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말한다"며 "시궁창같은 현실을 바꾸자는 것이 선거제도 개혁이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라고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나경원 원내대표가 사인을 할 때, 그래도 통 큰 결단을 할 수 있는 제1야당의 원내대표답다는 생각을 했는데, 합의 다음날 모든 합의를 부정하는 발언이 쏟아졌다"며 "최고 권력자들이 함께 합의한 것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 대한민국은 대혼란으로 가는 것"이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이제라도 문희상 국회의장은 선거제도 개혁을 20대 국회에서 관철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정개특위를 연장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정치개혁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부연했다.
  • ▲ 3당 관계자는 이날 국회 집회에 이어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같은 취지의 집회를 연이어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 3당 관계자는 이날 국회 집회에 이어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에서 같은 취지의 집회를 연이어 벌였다. ⓒ뉴데일리 정상윤
    이들은 국회 본청 계단 앞 집회를 마치고 신촌 유플렉스 앞으로 이동해 국민을 상대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국민보고대회'를 열었다. 내용 자체는 앞서 국회에서 가진 집회와 큰 차이는 없었으나 젊은이의 거리인 신촌에서 2030 청년들에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목적을 홍보하고 호의적 여론을 결집하겠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체감온도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추위속에 정치인들의 '일장 연설'에 관심을 갖는 젊은이들은 드물었다. 스피커 볼륨이 너무 높았는지 일부 시민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귀를 막고 걸음을 재촉하기도 했다. 그나마 관심을 갖고 멈춰서서 연설을 듣던 청년들조차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인지 묻자 다수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대학생 서아영(가명) 씨는 "설명을 들어도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무슨 말을 하는지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플렉스 주변에서 한 대학생 커플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처음 듣는다" "별로 관심이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신촌을 거닐다 발길을 멈춰선 시민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전혀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물론 3당 관계자들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긍정적 측면 만을 부각한 점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시민들은 해당 제도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고, 야 3당과 사실상 궤를 같이 하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근처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는 직장인 김채림 씨는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제도 도입으로 의석수가 늘어나 소수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될 수 있다면 찬성"이라고 말했다. 

    백범통일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조성제(58) 씨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진국으로 가는 발판"이라며 "의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그것은 제도 문제가 아니라 일을 잘 못한 의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수를 나누는 제도다. 지역 대표성을 확보하며 사표를 낮추는 장점이 있음에도 국회의원 수 증가가 사실상 불가피하기 때문에 의원 수 확대를 꺼리는 국민 정서상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