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기대감 있었지만… 소득주도성장, 대북정책 등 사안마다 '이견'만 확인
  •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당대표가 27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당대표가 27일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했다.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신임 당대표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을 27일 국회에서 예방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각각 국무총리와 대통령 정책실장을 맡아 노 전 대통령을 보좌했던 두 사람이 여야 대표를 맡으며 국회가 협치 국면으로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으나, 첫 만남부터 묘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이해찬 신임 대표는 이날 대북 문제를, 김병준 위원장은 경제 정책 전환을 화두로 꺼냈다.  

    김 위원장은 "상당히 어려운 시절이다. 사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이해찬 대표가) 워낙 정책적 혜안이 있으시고 결단력도 있으시니까 여러 가지 변화 있지 않겠냐 생각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사실상 정부·여당의 경제 정책 전환을 우회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김병준 위원장은 직전에 열린 한국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관련 "분배 구조를 바로 잡는 데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도 오기도 아니고 너무하다"면서 "현 정부가 ‘무대포’로 밀어붙이는데, 이러려고 집권했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해찬, '대북 문제'로 대화 돌려  

    이해찬 대표는 이에 "민생경제가 여러 가지로 어렵다"면서도 "대북관계를 조심스럽게 잘 풀고 균형을 잘 잡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북 문제로 화제를 전환한 것이다. 

    이어 "어제 (문재인) 대통령도 전화를 주셨다. 여야 간 협의를 잘해서 법안 처리를 잘해달라고 노력해 달라고 말씀하고, 대통령께서 평양에 가시면 9월에 의원들을 가능한 많이 가게 해달라고 말했더니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제안한 국회 동반 방북 문제를 꺼낸 것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민생 경제를 살리는 데 있어서 여야가 있느냐. 좋은 방향의 정책이 있고 하면 적극 협력하고, 한편으로는 저희 나름대로 대안을 내놓겠다"고 받아치며 대화 주도권 싸움을 이어갔다.

    이에 이 대표는 거듭 "문희상 (국회) 의장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5당 대표들이 4대 강국 미국·중국·일본·러시아를 공동으로 가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얘기하고 정당 외교를 하면 국회 차원에서도 지원하겠다고 했다"며 "(김병준) 대표를 보면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미국 쪽에서 (국내) 자동차에 대해서 25% 관세 부과한다 만다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초당적으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서로 역할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해찬 대표는 "5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며 협치를 화두로 꺼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협의할 건 협의하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다만 기본적 경제정책에 대한 서로의 생각이 달라서 그런 부분 저희 나름대로 얘기할 기회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노무현 인사 공통점 꺼냈지만 

    이날 이해찬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서 함께 일했던 경험을 언급하는 등 공통점을 찾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표는 "청와대 (참여정부) 있을 때 당정청 회의를 많이 했으니 (경제 정책도) 그런 마음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그땐 당정청이었지만, 이제 여야 간 대화가 더 필요하다"고 맞받아 치는 등 달라진 관계를 상기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제 문제에 대한 인식차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야기한 그대로"라며 회동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청와대가 제안한 국회 방북 문제에 대해 "비핵화에 진전이 있을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당장 내일 얼마나 진전될지는 모르지만 기본적입 입장은 비핵화가 제일 중요한 문제고 북한 비핵화 문제가 진전이 있어야 야당이 참여할 공간이 생긴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