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갈등 기회 삼아 대안 야당으로… 한국당과 원점에서 다시 경쟁
  • ▲ 19일 오후 경기 양평 용문산야영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김동철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이종훈 정치평론가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DB
    ▲ 19일 오후 경기 양평 용문산야영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김동철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이종훈 정치평론가의 발제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DB

    6·13 지방선거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패배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친박과 비박이 정면충돌하면서 갈등이 격화됐고, 바른미래당은 '정체성'이라는 근본 뿌리부터 다시 세워야 할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함께 망해준 것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는 분위기다. 대안 야당을 꿈꾸는 바른미래당 입장에선 112석의 제1야당 자유한국당이 크게 패하면서 원점에서 다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이 휴지기에 들어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27일 진행된 수요 오찬 자리에서 "자유한국당이 재정비하기 전에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데 중지를 모았다고 알려졌다. 이날 의원들은 9월 국정감사 전까지 남은 3개월이 당을 살릴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기회에 당을 바로세우지 못하면 다음 총선 때 소멸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범야권에 대한 총체적 심판이었다"며 "앞으로 한국당과의 경쟁에서 40%의 야당 지지율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는지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김종인 모델'을 거론하며 당 해체 수준으로 혁신하겠다고 한다"며 "그렇다면 우리는 그보다 더 센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극약 처방 통해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패배 이후 워크숍·토론회을 여러차례 개최해 수습 방안을 찾았다. 크게 '인물 교체'와 '방향 설정'으로 나뉜다. 당내에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기득권 내려놓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또 자유한국당의 '아류 정당'이란 이미지를 바꾸지 않으면 영원한 3등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선거 출마자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애매모호한 입장 때문에, 반대만 하는 자유한국당보다 화력도 약하고 무기력한 정당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처럼 친박-비박의 계파갈등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게 아니라 비교적 잘 수습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은 비대위 출범 이후 김관영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 오는 8월에는 새 지도부를 뽑기 위한 전당대회를 예고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며 당의 큰 축인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도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 "홍준표 전 대표와 똑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