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어 박주선·정운천·하태경·김중로·권은희·지상욱 사퇴… 안철수 오늘 출국
  • ▲ 바른미래당은 15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DB
    ▲ 바른미래당은 15일 6·13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총사퇴한다고 밝혔다. ⓒ뉴데일리 DB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비롯한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지고 총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바른미래당 지도체제는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됐다. 김동철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를 겸하며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며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기 위해 저와 최고위원들이 함께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이같은 결정은 지도부(정운천·하태경·김중로·권은희 최고위원과 지상욱 정책위의장)와 논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전날에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대표직을 내려놨다.

    바른미래당은 당분간 성찰의 시간을 가지며 새로운 중도보수 방향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출범 초기만큼의 기대감을 다시 끌어올리기는 결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바른미래당은 개혁 정당과 대안 정당이 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은 '자유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이나 도긴개긴'이었다. 대선 주자였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적폐세력'이라고 비판하던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뒤지는 성적을 받은 것이 대표적이다.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는 15일 선거 패배 후 딸 설희 씨의 졸업을 보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미국에서 3~4일 가량 머물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선거에서 완패했다. 바른미래당은 국회의원 재보궐·광역단체장 선거에서 한 석도 거두지 못했다. 바른미래당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전원 3등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영·호남 화합 정신을 내걸었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영·호남 모두에서 선택받지 못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단순 통합에도 미치지 못해 마이너스 통합이 현실화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다가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안철수 계와 유승민 계 간의 갈등은 유권자에게 '구태', '이해관계'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특히 자유한국당이 이번 선거에서 보수 텃밭 TK(대구·경북)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내줬다는 점에서 바른미래당은 뼈아프다. 바른미래당이 대안 야당으로 자리매김할 기회가 분명 있었다는 의미지만, 자유한국당과 차별화는 커녕 존재감조차 드러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 "우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모든 것을 태웠다. 그리고 송두리째 갈아 엎어졌다. 그리고 철저하게 죽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이 출범 이후 잘못된 길을 걸어왔음을 시인한 것이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당의 모호한 정체성을 선거 패착으로 꼽았다. 유 공동대표는 "당내 정체성 혼란이 심각하고 그것이 근본적인 문제라 생각한다"며 "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철수-유승민의 정치 실험이 끝난 게 아닌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아졌다. 2020년 총선 전까지 바른미래당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겠냐는 것이다.

    손학규 선대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제 새 야당이 건설되어야 한다. 바른미래당을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말했지만, 야권의 정계개편에서 바른미래당은 종속 변수로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다시 갈라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그동안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확인했다"며 "결국 다시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