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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굳은 표정의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뉴시스
"강경일변도의 대북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실험이 거듭되고 있다. 대북정책 실패를 걱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북한이 작년 9월, 5차 핵실험 도발을 강행하자 당시 야당이던 민주당이 박근혜 정부를 향해 던진 말이다. 박근혜 정부는 강경제재를 골자로 한 대북정책을 구사하며 북한을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아 스스로 대화의 장에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핵 도발은 끊이지 않았고 민주당은 보수정부가 구사한 강경일변도 정책을 실패로 규정했다.
이후 정권을 잡은 민주당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구사한 '햇볕정책(대북포용)'을 기조로 한 대북관으로 북한을 마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의 의지를 여러차례 피력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6·15 공동성명' 17주년 기념식에서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중단하며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말한 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화 의지에 북한은 미사일로 화답했다.
북한은 지난 4일 특별중대 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4형은 이날 오전 9시 서북부지대에서 발사돼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해 조선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했다. 정부여당이 구사한 햇볕정책이 북한에 통하지 않은 셈이다.
그래선지 민주당은 돌연 햇볕정책과 다른 기조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북한은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대가를 반드시 치를 것"이라며 "이제 북한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 등 모든 수간을 강구,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매우 강경한 발언을 구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국회에서 열린 정국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북한의 도발은 고립과 제재를 자초한 무모한 일"이라며 "유사시 북한 지도부를 타격할 수 있는, 한미 양국 간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북한을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민주당의 대북관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게 중론이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북한을 향해 '지도부 타격'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자신들의 대북관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한국당의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일 때 박근혜 정부의 강경정책을 비판했던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구사하는 정책은 이전 정부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되레 국민들로 하여금 더 큰 공포감을 선사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한편 정부여당의 대북관이 흔들리는 데는 야권의 '문재인 정부 대북기조 재검토' 촉구도 한 몫 한 모양새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는 5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의 전날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중대한 국면"이라며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3일 만에 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는 것도 그렇고, ICBM 발사라는, 이건 더 중대한 문제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며칠 전 밝히셨다"며 "북한은 그 마지막 문을 발로 차서 닫아버린 꼴이 됐다. 그래서 지금 대화를 하자고, 어떻게 보면 구걸할 국면은 아니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