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작곡가의 삶이 무대에…5월 10~13일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사계'를 작곡한 비발디의 파란만장한 삶이 한 편의 영화처럼 무대 위에 펼쳐진다.

    클래식 미디어아트 콘서트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이하 '비발디아노')가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연한다. 

    2006년 체코에서 시작한 '비발디아노'는 바로크 시대의 천재음악가 안토니오 비발디의 삶에 담긴 희노애락을 최정상 뮤지션의 연주와 최첨단 3D 영상, 현대무용, 화려한 퍼포먼스로 재해석한 새로운 개념의 콘서트다.

    공연의 모든 곡을 직접 작·편곡하며 전체를 연출한 프로듀서이자 솔리스트 미칼 드보르작을 필두로 바이올리니스트 이르지 보디카·마르티니 바초바, 첼리스트 마르케타 쿠비노바 등 오리지널팀 그대로 무대에 오른다.

    미칼 드보르작은 10일 오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를 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공연은 아시아로 향하는 관문이다. 준비 과정을 지켜보면서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최고의 공연을 선사할 것"이라고 내한 소감을 말했다.

    키보드를 맡은 미칼은 강렬한 연주와 함께 신비한 내레이션으로 공연을 리드한다. 그는 체코 최고의 건반 연주자·작곡가·영화 음악가이자 체코의 국민 밴드 루찌(Lucie)의 창단 멤버로, 경이로운 앨범 판매 기록을 가지고 있다.

    "비발디아노는 아트록, 클래식, 일렉트릭이 접목된 공연을 만들고자 한 저의 오랜 소망에서 비롯됐다. 원곡을 최대한 살리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이번 공연이 클래식과 일반 관객을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발디뿐만 아니라 많은 음악가들의 곡들이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길 바란다."

  • '비발디아노(VIVALDANNO)는 안토니오 비발디의 이름 '비발디'와 '~의 해'라는 뜻의 라틴어 '아노'를 합성한 단어로 '비발디의 해'를 의미한다. 아울러 클래식과 미디어아트를 융합한 접근으로 21세기에도 생생하게 호흡하며 살아있는 비발디를 담고 있다.

    미칼은 "공연을 통해 서울 역시 '거울의 도시'가 될 수 있다. '거울'은 비발디가 태어난 '물의 도시' 베네치아와 100% 자기 자신을 비추는 예술가의 자기검열, 비발디가 가진 재능의 비밀 3가지를 상징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비발디의 음악으로 스토리를 구성한 가운데, 모차르트와 크라이슬러의 곡이 들어간 점이 눈에 띈다. 몰락한 안토니오가 삶을 포기하려는 장면에서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베니스의 화려한 카니발 장면에는 20세기 작곡가 프리츠 크라이슬러의 콘체르토 3악장이 등장한다.

    미칼은 "모차르트와 비발디는 매우 비슷한 인생의 굴곡을 겪었다. 둘 다 천재였고, 생전에 매우 인기를 끌었으며 후원자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죽을 때는 잊힌 사람 취급을 받았고 도시 외곽의 허름한 공동묘지에 버려지듯 매장됐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음악가들이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크라이슬러의 곡은 비발디가 19세기 쓴 자필 원고를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모던한 음악이다. 바로 이것이 비발디의 곡이 시대를 초월해 살아있음을 증명한다. 우리의 제목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만들어졌다. 즉, 우리에게 비발디의 해는 2017년이 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무대를 최대한 활용해 화려하고 웅장한 거울의 도시 베니스를 재현한다. 무대 앞쪽에는 24m 초대형 백사막이, 무대 뒤쪽에는 15m에 달하는 대형 LED 스크린을 설치해 3차원 미디어아트쇼를 선보인다.

    "공연 내내 2개의 프로젝션이 서로 상호작용해 만들어내는 이미지들이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동안 생생한 3D 장면으로 구현된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들은 마치 실제 '거울의 도시'에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

    '비발디아노-거울의 도시'는 인터파크, 세종문화 홈페이지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관람료 8만~18만원. 문의 로네뜨 1566-1823.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