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정치교체 걸림돌' 문재인 작심 비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정치교체'의 걸림돌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한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문재인 전 대표의 △굴종적 대북관 △한미 우호 경시 △제왕적 대통령제 고집 등이 비판의 소재가 됐으며, 자신을 향한 문재인 전 대표의 "정권 연장" 운운하는 비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하고 의아해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전 대표가 국민들에게 불안을 주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되겠다는 분이 대통령되자마자 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보다 평양을 먼저 가겠다고 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며 걱정하더라"고 토로했다.

이른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대북결재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반기문 전 총장은 "송민순 외무장관이 자서전에서 북한인권을 유엔총회에서 토론하고 결의안을 채택하는데 (문재인 전 대표가) 북한의 입장을 들어보고 결정을 하자고 했다고 썼다"며 "이런 면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굳건한 한미 동맹의 상징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관련해서도 "사드 배치에 대해서 (문재인 전 대표의) 말씀이 오락가락한다"며 "비판이 오니 (말을) 바꾸는 것도 문제"라고 질타했다.

개헌과 관련한 문재인 전 대표의 태도도 비판 대상이 됐다.

반기문 전 총장은 "국회의원 중의 3분의 2를 넘는 분들이 개헌해야 한다고 지지 성명을 냈고 (국회) 개헌특위도 있다"며 "정치적인 의지로 보면 결국 문재인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하고 있으니, 그분만 '좋다'고 하면 지금이라도 (개헌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열망은 65% 이상이 개헌을 지지하는데, 제1당의 후보가 될 분이 '개헌은 안 되겠다'고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에 갇히게 된다"며 "박근혜패권에서 문재인패권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국민이 원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새로운 새 뜻으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국민통합을 해보자는데 주저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라며 "문재인 개인 의사가 강력하게 적용돼서 그런 것이라면 더더욱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불안과 의구심을 안겨주는 와중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감싸고 도는 등 '정치교체의 걸림돌' 역할을 자임하는 문재인 전 대표가 되레 자신을 향해 '정권연장'을 운운하며 그릇된 이미지를 덧씌우려 하는 것에는 강하게 반발했다.

반기문 전 총장은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한 (내가 당선되면 정치교체나 정권교체가 아닌 정권연장이라는 비난의) 것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며 "나는 이명박정부에서 일한 일도 없고 박근혜정부에서 일한 일도 없는, 지난 10년간 해외에 나가서 유엔사무총장으로 근무했다"고 터무니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예를 들어 개헌이 되지 않고 설령 문재인 전 대표가 다음 정권을 맡는다고 하면 정권교체"라면서도 "30년 이상 이렇게 된 체제 하에서 (정권교체를) 해봤자 결과적으로 (문재인 전 대표도 최순실 게이트와 비슷한) 똑같은 과오를 되풀이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나아가 "이러한 (나를 실패한 박근혜정권과 결부시키는) 프레임에 엮어놓으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는 내가 (문재인 전 대표를) 많은 부분에서 앞서 있었는데 (문재인 전 대표의 프레이밍으로) 나를 기존 정권과 같이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실감한다"고 공정치 못한 경쟁 방식에 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