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자 조선일보 社說의 위험성

    좌파와 제휴한 비박 비판 없이 친박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이 신문의 공정성과 정체성을 의심 받게 만든다.

    趙甲濟   /조갑제닷컴대표  
     


  • 친박은 비겁함으로, 비박은 이념적 배신으로 보수를 망치고 있다. 조선일보는 공평하게 양쪽을 비판한 바탕에서 보수再建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조선일보의 오늘자 사설 제목은 ‘親朴 용퇴로 보수 가치 재건 길 열어주길’이다.  

    <비박계가 주축인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는 11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현 친박 지도부에 대해 '박 대통령의 헌법 위배를 방조하고 최순실 국정 농단 진상 규명을 방해해 민심 이반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전원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문장이 시작이다. 이 社說은 좌파와 제휴, 좌파와 맞서온 自黨 대통령을 탄핵, ‘이념적 배신자’라고 불리기도 하는 非朴系의 입장에서 써졌다.  

    사설은 <박 대통령 탄핵은 대통령뿐 아니라 그를 옹위하고 있던 친박 전체에 대한 심판이었다>면서 <친박이 물러서야 보수가 산다>고 했다. 사설은 친박세력이, <같은 보수 진영 사람들을 끊임없이 적대하고 공격해 오늘날의 보수 정당 지리멸렬상을 만들었다>고 비판한 뒤 <친박계의 행태가 달라지지 않으면 보수 정치의 재앙은 이것으로 끝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사설은 ‘친박 용퇴’의 구체적 의미를 설명하지 않았다.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이야기인지, 당권을 놓아야 한다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이 사설은 친박이 물러나면 비박계가 黨權을 잡는데 이 길이 보수를 살리는 것이라는 含意를 담고 있다.  

    친박이 보수를 분열시키고 박 대통령이 궁지에 몰려 언론으로부터 난타당할 때 침묵한 책임은 크다. 보수적 가치를 훼손하고 인간적으로 비겁하였다. 그렇다고 비박계의 이념적 배신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들을 부역자라고 규탄하고, 사드 배치 반대를 주장하는 세력과 손잡아 自黨 대통령을 몰아내려 한 세력이 비겁한 친박보다 무엇이 나은지 이 사설은 설명하지 않는다. 보수를 배신한 세력(비박계)이 당권을 잡는 것이 보수를 살리는 길인가? 

    조선일보는 한 번도 비박계의 ‘이념적 배신’이 정치도의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한 적이 없다. 그래놓고 친박만 몰아세우면서 용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비박계 편을 든다는 의심을 자초한다. 언론사의 견해를 대변하는 社說이 공정성을 잃는 것은 언론사의 편향성을 공식화한다. 조선일보는 “우리는 비박 편이다”고 말한 셈인데 매우 위험하다. 이게 친북좌파 성향의 세력을 추종, 反北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였던 박근혜 대통령을 몰아낸 비박의 노선을 지지하는 것으로 읽힌다면 조선일보의 정체성이 도마에 오를 것이다.

    친박은 비겁함으로, 비박은 이념적 배신으로 보수를 망치고 있다. 조선일보는 공평하게 양쪽을 비판한 바탕에서 보수再建의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조갑제닷컴=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