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창당의 길로 가야한다… 시작은 지도부 사퇴" 공세 이어가
  • ▲ 새누리당 내 비박계로 분류되는 '잠룡' 5명이 의원회관에 모여 '최순실 사태'의 후속조치를 의논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 내 비박계로 분류되는 '잠룡' 5명이 의원회관에 모여 '최순실 사태'의 후속조치를 의논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김무성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누리당의 잠룡으로 불리는 비박계 인사들이 한 곳에 모여 머리를 맞댔지만, 합의문은 고작 3줄에 그쳤다.

    새누리당 잠룡으로 분류되는 김무성 의원·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오세훈 서울시장·남경필 경기도지사·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최순실 사태' 수습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새누리당은 재창당의 길로 가야 한다"며 "그 길을 향한 첫걸음은 현 지도부의 사퇴"라고 말했다.

    이어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앞으로 더 자주 만나 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의견수렴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회의장 내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회의에 참석했던 다섯 사람이 동시에 허리를 숙이면서 사과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토로한 이들은 오후 3시부터 논의를 진행해 오후 4시 15분까지 75분간 회동했지만, 합의 내용은 이것이 전부였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초점을 거국내각이나 특검 등에 맞추지 않아서 말하지 않은 것이지, 이견이 있어서 그런(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실무적인 내용을 세세히 결정하기보다는 책임질 자세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최소한의 힘을 실어주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합의문을 낭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은 합의문의 내용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정현 대표가 사퇴를 못 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전 말씀드린 내용에 의지가 다 포함돼 있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질문에는 "그 점에 대해서는 저희가 말씀드릴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오 전 시장은 "향후 만날 일정에 대해 합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합의사항에 '앞으로 더 자주 만나 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의견 수렴을 하겠다'는 내용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런 결과가 도출된 것은 비박계 전체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구심점을 찾지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 새누리당의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모인 모습. 이들 역시 '최순실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해 90여 분 격론을 벌였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하는 수준에 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누리당의 3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모인 모습. 이들 역시 '최순실 사태'의 해법을 찾기 위해 90여 분 격론을 벌였지만, 기존 입장을 재확인 하는 수준에 그쳤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앞서 같은 날 진행된 3선 의원 모임에서도 1시간 30분여 격론을 벌였지만 오는 2일 반드시 의원총회가 열려야 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과 단 한 명의 이탈도 없이 다시 한 번 현 지도부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하기로 입장을 재확인한 것 이상의 결론을 도출하지는 못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특검과 거국내각 관련 이야기도 기존 입장과 같다"면서 "대통령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한다면 야당도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는 비박계 의원들에게 건강상의 이유로 오는 2일 의원총회 개최가 어렵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영철 의원은 "다만 이번 주 안에는 개최하겠다고 말씀 주셨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