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 개각엔 아쉬움 토로 "전북 장관급 없어 불만 크고, 민심 아주 안 좋다"
  •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사진DB
    ▲ 새누리당 정운천 의원(자료사진). ⓒ뉴데일리 사진DB

    전라북도 유일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인 정운천 의원(전 농식품부장관·전북 전주을)이 추석 명절 때 지역에서 청취한 전북 민심을 전하며 "전북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고 밝혔다.

    정운천 의원은 19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한 자리에서, 이번 추석 명절 도중이었던 지난 16일 새벽(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대권 도전을 강하게 시사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전북에서) 거부감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전라북도가 (주도적으로)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의 창구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제는 광주 모델보다는 충청도 모델을 따르자는 주장이 먹혀들어가고 있다"며 "90대10으로 몰표를 주면 (지역) 발전이 안 되니까 전략적 투표를 하자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충청도는 여야 어느 쪽에도 몰표를 주지 않으면서도 그간 역대 대선에서 항상 승자의 편에 서왔다. 이 때문에 전국 단위의 큰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행정중심복합도시 이전부터 KTX 경부~호남선의 충북 오송역 분기, 청주국제공항, 제2중부고속도로, 중부내륙선, 장항선 복선전철화 등 온갖 공약 선물을 받고 수혜를 거둬왔다.

    1987년 대선에서 새만금 공약이 있었던 이후 별다른 '선물' 하나 받지 못했던 전북으로서는 '충청도 모델'에 자극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령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지난 예에 비춰보면, 광주·전남에 비해 전북이 얻는 것도 별반 대수롭지 않다.

    이 때문에 전북이 그간 대선에서 취했던, 현 야권에 90%대 몰표를 몰아주는 광주·전남 모델보다는 지역 발전에 탄력을 주는 충청도 모델 쪽으로 마음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정운천 의원은 진정성 있는 노력만 하면, 이정현 대표가 공언한 '호남에서 새누리당의 20% 지지 확보'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운천 의원은 "이제 변화가 오고 있다"며 "현장에 내려가면 이쪽 저쪽을 함께 하는 '쌍발통 정치'가 돼야 한다는 흐름들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당의 진정성과 별개로 정부에서 전북에 노력을 기울이는 게 관건이라는 뜻을 에둘러 표현했다. 지난 8·16 개각에서 장관급에 호남 출신 인사가 발탁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정운천 의원은 "(박근혜정부에 대한 전북 민심이) 우병우 사태도 있고해서 아주 안 좋다"며 "이번 개각 때 기대를 했었는데, 전라북도에 장관이 한 명도 없어 난망이 돼서 불만이 굉장히 크다"고 우려했다.

    정운천 의원 본인도 지난 이명박정부에서 농식품부장관으로 전격 발탁돼 체급을 키운 뒤, 전북에서 7년간 묵묵히 지역구를 다진 끝에 이번 4·13 총선에서 '선거 혁명'을 일으켰다.

    여권이 호남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꾸준히 호남 출신 장관급 인사를 발탁해 지역민의 마음을 움직일 '거물급 후보'로 키워내 하방(下放)시켜야 하는데, 몇 년 후를 바라보고 씨를 뿌리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운천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양당이 호남 민심을 놓고 혈투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공정한 제3자의 객관적 시각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판정패를 선언했다.

    이날 같은 인터뷰에 출연한 더민주 양향자 최고위원은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가 많이 누그러졌다"고 강변했고, 국민의당 주승용 비상대책위원장직무대행은 "더불어민주당에 친문 대표가 뽑히면서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에 기대를 하는 분위기"라고 반박하는 등 설전이 벌어졌었다.

    이와 관련해 정운천 의원은 공정한 외부 시각에서 "호남에서는 아직도 문재인 전 대표를 끌어안을 만큼 마음이 가지 않고 있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청와대) 비서실장 때부터 전라북도에 대한 애정과 진정성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많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전북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대권 주자는) 현재로서는 안철수 전 대표"라면서도 "처음에는 굉장히 좋았는데 '아, 이 사람이다' 이렇게까지 에너지를 모으지는 못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