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우리가 여당되면…" 김칫국 마시는 더민주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가 6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우리가 여당 되면 같은 얘기할 테니 정무위 국방위 안행위 외통위 등을 여당이 맡아서 하는 게 지극히 맞다"고 말했다.

여당이 가져가야 할 상임위를 조목조목 짚어준 더불어민주당의 노림수가 결국은 예결위가 아니겠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기동민 원내대변인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우리가 여당이 되면 똑같은 논리로 이야기할 테니까 그것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야당이 욕심을 부리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저쪽분(새누리당)들이 외통위나 윤리위는 협상 카드로 내놓는다고 들었는데, 그래도 더 내놔야 할 것 같지 않으냐"면서 "저희는 여당처럼 5~6개 상임위에 '절대 안돼!'식으로 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4개 상임위를 여당이 맡으라고 요구한 것이다.

더민주는 그간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당연히 맡아야 한다"며 "국회의장직을 가져가고 싶으면 운영위·법사위·예결위원장 직을 내놔야 한다"고 공세를 펴왔다.

이번에 박 원내수석부대표가 언급한 '여당이 당연히 맡아야 할' 4개의 상임위에도 운영위와 법사위, 예결위는 빠져있다. 더민주가 해당 상임위를 쉽게 양보할 생각이 없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에 취재진이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절대로 운영위를 양보하지 않겠다고 한다"고 묻자 "절대 못 주는 걸 지키려면 절대가 아닌 것을 내놓아야 한다"는 미묘한 답변을 내놨다.

결국 더민주가 상임위 협상에서 예결위를 얻고 싶어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사위원장은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가져간다면 함께 가져가기 어려운 상임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운영위의 경우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 말대로 '내년 대선에서 더민주가 집권한다면' 굳이 급하게 가져올 이유가 없다. 정권을 가져오면 운영위는 당연히 따라오게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기자 중 한 명이 "(새누리당이 내놓아야 할 상임위가) 혹시 예결위나 정무위냐"고 질문하자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야당 언론인들은 뭐를 갖고 오면 괜찮다고 생각하느냐. 언론의 뜻을 반영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니, 협상에 저도 좀 반영을 하려한다"며 되레 역질문을 하며 빠져나갔다. 슬쩍 확답을 피한 셈이다.

그는 다른 기자가 "운영위를 줄 것 같으면 예결위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재차 묻자 "저야 뭐 다 가져오고 싶다"며 에둘러 예결위에 욕심이 있음을 드러냈다.

박완주 원내수석부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위한) 대화는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틀은 통화가 안 된 것이 일부 사실이지만, 대신 카카오톡으로 계속해서 의견을 개진하는 노력이 있었다"면서 "저의 희망 사항은 6일 저녁에 협상이 잘 논의돼, 익일 아침 8시쯤에는 3당 원내대표가 합의사항을 발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당내가 어수선한 새누리당에 연이어 공세를 퍼부을 수 있는 타이밍을 잃지 않기 위해 최대한 원 구성 협상을 일찍 마무리 지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