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희정도 챙긴 측근, 총선 이후 文-金 당 장악 구도 굳어질 듯…
  •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DB
    ▲ 박원순 서울시장 ⓒ 뉴데일리 DB

김종인 대표의 더불어민주당 장악력이 강해질수록 박원순 서울시장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4.13 총선 공천이 사실상 마무리 된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의 '측근 국회 입성 전략'이 상당수 차질을 빚고 있다. 반면 김종인 대표는 스스로 비례대표 2번을 낙점했고, 총선 이후 자신을 호위할 무사들을 차근차근 챙기는 모습이다.

21일 현재 더민주 공천현황을 살펴보면 총선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은 대부분 낙천했다.

이재오 의원(서울 은평乙)의 컷오프 빈 자리를 노린 임종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경선에서 강병원 후보에게 패배했다.

살생부 논란을 빚은 정두언 의원의 지역구 서대문 乙을 노린 권오중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천준호 전 서울시장 비서실장도 지역구(서울 도봉乙)에 전략공천이 결정되면서 낙천했고, 민병덕 후보나 강희용 후보도 경선에서 탈락했다.

박원순 측근으로 분류되는 후보 중 공천을 받은 사람은 서울 성북乙에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유일하다. 이 지역도 신계륜 의원이 컷오프 이후 더민주를 탈당하면서 기동민 전 부시장이 어부지리를 얻은 곳이다. 때문에 신계륜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할 경우 당선이 불투명해질 가능성이 있다.

기동민 전 부시장의 본선 새누리당 경쟁자는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MB 측근 중에서는 사실상 유일하게 수도권 공천을 받은 만큼 만만치 않은 상대다. 박원순 시장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리전 성격을 띄면서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박원순 키즈(Kids)가 이번 총선에서 전멸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 ▲ 김종인 더민주 대표 ⓒ 뉴데일리 DB
    ▲ 김종인 더민주 대표 ⓒ 뉴데일리 DB
    서울시장 재선 이후 대권 행보를 시작한 박 시장에게는 국회 원내에 '박원순 계파'를 만드는 것이 시급한 당면과제였다. 하지만 이 전략은 사실상 무위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이를 두고 갑자기 나타난 김종인 대표의 세력 불리기에 박원순 시장이 힘싸움에서 밀린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가 서울지역 49개 중 7개 지역을 '전략공천'하면서 박원순 측근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제했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곳이 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손혜원 홍보본부장을 전략공천 한 것이다.

    하지만 정치적인 셈법보다는 박원순 측 후보들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 결정적 이유라는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더민주 핵심 당직자는 "경선에서 떨어진 건 박 시장의 브랜드와는 무관한 개인의 문제"라고 했다.

    이는 충청지역 상당수 단수추천과 경기 고양을에 정재호 후보를 안착시킨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천 결과와 대조되면서 더욱 힘을 얻는다.

    박원순 시장의 '제 식구 키우기' 노력이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서울지역에서 한 후보는 "'내가 돕겠다'는 박 시장을 전화를 받았다"고 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에 대해 지난 18일 <SBS>라디오에 출연해 "박원순의 남자가 어디 있나"며 "계파나 파당을 만드는 일을 국민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박 시장은 기동민 후보 외에 대부분 낙천한 것에 대해 "당이 잘 알아서 하셨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저와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잘되면 좋은 일이긴 하지만, 저는 특별히 그런거 없이도 서울시장 노릇을 잘 해왔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