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조선일보'와 인터뷰 논란에 "그런 뜻 아니다", 비박계 "지금 그런 말 할 때냐" 불만 표출
  •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뉴데일리
    ▲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뉴데일리



    친박(親朴친박근혜)계 핵심이자 대통령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이 이른바 '김무성 대선 불가론 주장' 논란에 휩싸였다. 윤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친박 의원들 중에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들이 있다"고 말한 것이 '친박 독자 후보론' 논란으로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은 뒤늦게 "그런 뜻이 아니다"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지만, 비박계 일각에서 윤 의원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여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김 대표에 대해 "당 지지율이 40%대인데 김 대표 지지율은 20%대에 머물고 있어 아쉽다"며 "야권이 단일 후보를 낼 텐데 여권이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윤 의원은 "내년 총선으로 4선이 될 친박 의원 중 차기 대선에 도전할 사람들이 있다. 영남에도 있고 충청에도 있다"며 친박 대선 후보론을 제기했다.

    친박계 구심점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꾸준히 여권의 잠재적 주자로 거론돼온 충청 출신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염두에 뒀을 것이란 분석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의원의 주장에 대해 한 비박계 의원은 "지금 이 시점에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당의 분란을 초래하는 그런 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친박계가, 김무성 둘째 사위 마약 사건으로 어려움에 빠진 상황을 이용해 당대표 흔들기에 나섰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은 16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의 주장과 관련, "양당 체제 하의 정당 지지도와는 다르다. 많게는 10여명을 두고 하는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20%는 굉장한 것"이라며 "(김 대표 지지율이) 여러달째 20%를 상회하는 것은 새누리당에 아주 든든한 후보가 있다고 생각하지, 20%가 높지 않다는 건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윤상현 의원은 이날 "김무성 대표 대선 후보 불가론은 절대 아니다"면서 "친박의 정치적 입지 강화를 위해 (발언)했다는 정치공학적 해석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해외공관 국정감사로 출장 중인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인터뷰 논란 발언에 대해 "지금 대선주자가 별 의미 없다는 말은 적어도 내년 총선이 지나야 구체적인 후보윤곽이 드러나기 때문"이라며 "더군다나 링 위에 오른 대선 후보군들이 새누리당은 김 대표 혼자이다시피 한 반면 야당은 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등으로 지지도가 분산돼 있어 이에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의원은 "야당이 후보단일화 될 경우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김 대표의 지지도를 훨씬 능가한다는 위기의식을 설명한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상식적으로 우리도 후보군을 다원화시켜야 하고 김 대표는 현 상황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윤 의원은 "김 대표의 사위 마약 사건에 대해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며 "그것은 현대판 연좌제의 비열한 정치로, 우리가 지향하는 개혁적 보수의 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피할 수 없는 여권의 계파간 다툼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정군기 홍익대 교수는 "이번 발언은 향후 대권후보와 총선 공천룰과 관련한 여권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보인다"면서 "내년 총선이 다가올 수록 이런 계파 갈등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여당 내 계파 갈등을 부추기기 위한 누구간의 음모가 아니냐는 음모론과, 최경환, 황우여, 안종범 그리고 황교안 총리 등 청와대 안팎에서 입지를 키우고 있는 신(新) 친박계들을 견제하기 위한 윤상현 의원의 단독 플레이가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