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95 마스크는 감염자와 의료진을 위한 것, 보통 사람은 손 씻기와 위생관리로 충분
  • ▲ 서울대 병원에 설치된 격리병동. 겉모습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지 않도록 해준다. ⓒ뉴데일리 DB
    ▲ 서울대 병원에 설치된 격리병동. 겉모습과는 달리 바이러스가 외부로 퍼지지 않도록 해준다. ⓒ뉴데일리 DB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에 걸렸던 환자가 완치돼 퇴원했다. 이로써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민련) 의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포감 조성’은 방정맞은 행동이었음이 드러났다.

    보건복지부는 6일 63세의 여성인 ‘2번 환자’가 열이 떨어지는 등 상태가 호전된 데다 2번에 걸친 바이러스 검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 지난 5일 격리병원에서 퇴원했다고 밝혔다.

    ‘2번 환자’는 지난 5월 20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메르스에 걸린 뒤 ‘슈퍼감염자’라는 오해를 받았던 1번 환자의 부인으로, 남편을 간호하다 전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보건복지부는 또한 5번 환자(50세, 남)와 7번 환자(28세, 여)의 상태도 호전돼 퇴원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의 브리핑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35번 환자’라고만 불렀던 서울삼성병원 의사와 대한감염학회 등 의료 전문가들의 말이 맞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메르스를 치료하는 약도, 백신도 없다지만,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생명에 위협이 되기는커녕 자연 치유되는 병이라는 뜻이다.

  •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뉴데일리 DB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뉴데일리 DB


    이것이 ‘사실’임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새민련 수뇌부는 국민들에게 더욱 공포감을 조성하려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10시 ‘긴급기자회견’이라며 삼성서울병원의 의사를 ‘병원균 감염체’처럼 묘사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진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가 ‘메르스’를 활용한 공포감 조성과 정부 비난을 했다.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메르스 대책특위에서 2003년 盧정권의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응을 추켜세우며 현 정부의 대응을 비난했다. 새민련 차원에서 ‘메르스 재난대책본부’를 설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박원순에 이은 세 번째 ‘메르스 대책본부’ 주장이었다.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는 “지금 마스크도, 세정제도 바닥났다”면서 “대체 세계 경제대국 10위권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과연 그럴까.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가 ‘바닥났다’고 말하는 마스크는 일반 마스크가 아니다. N95 기준을 충족하는 방역 마스크다. 美업체 ‘3M’이 제조하는 상품이 가장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N95 마스크’로 알려져 있다. 한국 기업들은 한국 방역기준에 따라 ‘KF94’ 기준을 충족하는 마스크를 제조하고 있다.

  • ▲ 이종걸 원내대표가
    ▲ 이종걸 원내대표가 "품절돼 난리"라고 한 N95 마스크.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아마존 상품 설명화면 캡쳐


    그런데 ‘N95 마스크(또는 KF94 마스크)’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일반인들에게 필요한 게 아니다. 마스크 사용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한국식 사용법’ 때문에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마스크는 질병 감염자가 다른 사람에게 ‘비말(飛沫)’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의료진이 질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진 환자에게 ‘비말(飛沫)’을 퍼뜨리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다. 질병 감염자와 의료진이 쓰는 마스크를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 쓰는 곳은 한국뿐이다.

    손 세정제 또한 마찬가지다. 위생에 유난을 떠는 것처럼 보이는 한국 사회에서 손 세정제가 유행하게 된 것은 2009년 ‘신종플루(H1N1) 확산 사태’ 때부터다. 하지만 의료 전문가들은 “비누로 손을 씻어도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항균용 손 세정제는 공공장소나 의료기관 정도에만 있어도 된다고 지적한다.

    의료 전문가들이 ‘N95 마스크’나 ‘손 세정제’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은 바로 ‘위생습관’이다.

    화장실 다녀온 뒤, 외출 전후 손 씻기, 하루 세 번 양치질, 거주하는 방 청소하기, 음식물 쓰레기 처리 잘하기, 반찬 재활용하지 않기, 술잔 돌리지 않기, 콘돔 사용 습관화하기, 기침할 때 손으로 입 가리기, 병원에 입원한 사람 병문안 갈 때 주의하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병원들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최근 한국에 주재하는 외국 대사관 관계자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기침과 열이 나는 외국인 친구와 함께 한 대형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병원에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환자의 핏방울이 바닥에 떨어졌는데도 그걸 맨손으로 치우더라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만약에 있을지 모르는 질병 감염을 막기 위해 의료진들은 일회용 장갑을 착용한다. 병원들 또한 의료진이 필수적으로 지켜야 하는 ‘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이처럼 ‘메르스 확산 사태’에서 나타난 우리 사회의 모습은 ‘후진적’이었다. 세계 경제대국이거나 군사강국이라 해도 ‘선진국’이 될 수는 없다. 중국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 ▲ 이종걸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추천하는 '마스크'. 바이러스는 물론 화학무기, 방사능 물질까지 차단해 준다. ⓒ아마존 상품 설명화면 캡쳐
    ▲ 이종걸 원내대표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과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추천하는 '마스크'. 바이러스는 물론 화학무기, 방사능 물질까지 차단해 준다. ⓒ아마존 상품 설명화면 캡쳐


    이종걸 새민련 원내대표의 주장은 “국민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옳은 말을 해야 한다”는 정치인의 용기 보다는 “지금 국민들이 불안할 때 이런 말하면 인기 얻겠지”라는 ‘얕은 수’ 정도로밖에는 풀이되지 않는다.

    6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것처럼, 그리고 지금까지 수많은 의사들이 지적한 것처럼 ‘메르스 환자’들이 하나 둘씩 퇴원하기 시작했다. ‘죽을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종걸 원내대표를 포함, 새민련 정치인들이 밤에 자다가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며, 이불을 걷어차기 싫다면,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을 돕는 말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