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무소속 변희재 후보 인터뷰가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변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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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뉴데일리 정도원, 이길호)

"선배, 이 건물은 4층까지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계단을 오르던 사진기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취재진 모두가 다시 한 번 위치를 확인한다. 19일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예비후보로 등록을 마친 무소속 변희재 후보 선거사무소. 틀림없이 이 건물 5층이었지만, 계단은 옥상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기성 정치인이 사무실을 개소할 때 계단·복도까지 늘어진 화환도 없었다.

5층으로 올라가니 옥탑방이 나타났다. 선거사무소 내부에는 소파도, 테이블도, 냉장고도, 서적이 빼곡히 들어차 있는 책장도 없었다. 그저 텅빈 사무소 내부에는 벽에 흰 페인트만 칠해져 있는 상태였다.

문득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지방선거처럼 6월이나 대통령 선거처럼 12월이 아니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쳐갔다. 한여름이나 한겨울에는 선거 사령탑으로 기능하기 어려운 곳에 변희재 후보는 본진을 차렸다. 한 구석에 세워져 있는 태극기가 변희재 후보의 겉치레 없는 솔직함과 당당함을 나타내는 듯 했다.

변희재 후보는 취재진을 맞이하며 플라스틱 의자와 작업 선반을 제공했다. 태극기를 등진 변희재 후보는 20일 이처럼 단출한 공간에서 〈뉴데일리〉 취재진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연예인도 아닌데, 현수막 들어가는 사진은 얼굴 90%여야 한다니"

먼저 옥탑방 선거사무소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변희재 후보는 "홍콩에 가 있을 때 보지도 못하고 계약했다"며 "5층은 어떠냐기에 좋다고 했는데 귀국해보니 옥탑이더라"고 웃었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둔 시점, 이회창·노무현 두 후보는 '옥탑방'이라는 용어를 몰라 고초를 겪은 바 있다. 반면 변희재 후보는 "자취할 때 옥탑방에 많이 살아서 친숙하다"며 "실평수가 50평(165.2㎡)이라 옥탑치고는 초호화인데, 아예 사무소 명칭을 '옥탑캠프'로 지었다"고 태연하게 설명했다.

선거사무소부터 기성 정치와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앞으로 그의 선거운동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변희재 후보는 "정치권 선배들에게 (현수막에 쓸) 사진을 돌려봤더니, 현수막 사진은 얼굴이 (전체의) 90%가 되도록 크게 찍어야 한다더라"며 "연예인처럼 잘 생긴 사람도 아닌데, 얼굴 보고 싶어하는 유권자가 있을까"라고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기성 선거운동 방식대로 하면) 20만 유권자 중 몇천 명 이상 만날 수 있겠느냐"며 "만났을 때 명함 주고 인사하는 것 외에 토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물론 (선거에) 나왔다는 것은 알려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에서 명함을 나눠주는 것은 당연히 할 것"이라며 "다른 대응 방식으로는, 신림동 고시촌에 살 때 매일 농구하고 당구하고 그랬으니까, 이 동네 도림천변의 농구대에서 번개(예정에 없는 즉석 만남) 공지로 농구 한 게임하고 나라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고 밝혔다.

 

◆"고시촌이 무슨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공간이냐"

변희재 후보의 선거 슬로건은 '강대국 코리아, 폭풍성장 관악'이다. 조만간 그의 옥탑캠프가 세들어 있는 건물 외벽에 해당 슬로건이 적힌 현수막이 걸릴 예정이다.

변희재 후보는 자신의 슬로건에 대해 "강대국 코리아는 애국산악회를 할 때부터 말해 왔다"며 "국가 자체가 발전하면 자연스레 지역도 발전한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설득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 현안으로 부상한 '사시 존치' 문제를 거론했다.

변희재 후보는 "헌법상 국회의원은 국익을 위해 일하도록 돼 있는데, 자기 지역을 위해 국익을 해치는 일을 하면 안 된다"며 "관악을에 있는 고시촌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유로 국가의 백년대계인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이어 "(서울대 다닐 때) 고시원에서 살았기 때문에 사법시험의 폐단을 정말 많이 봤다"며 "고시촌에서 (시험에 거듭 떨어지면서) 달동네 옥탑방을 전전하다 결국은 노숙자로 전락하는 경우를 허다하게 봤는데, 이런 곳이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곳이라니…"라고 혀를 찼다.

그러더니 "유권자에게 진실을 알려 진실의 힘으로 가겠다"며 "누가 봐도 옳은 말만 하다보면, 판만 커지면 바람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법청원만 7개… 입법활동과 예산심의 자신 있다"

이번 4·29 보궐선거로 당선되는 국회의원의 임기는 13개월 남짓이다. 내년 4월에 총선이 다시 열리기 때문이다. 미디어 경영이 주된 경력인 '정치 초보' 변희재 후보가 해당 기간 동안 의미 있는 의정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변희재 후보는 "헌법상 국회의원의 의정 활동은 입법활동과 예산심의"라며 "신문법·검색사업자법 등 한국사회를 선진화시킬 수 있는 입법청원을 한 법안이 7개에 달하는 만큼 입법활동에는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예산심의는 더 잘할 수 있다"며 "지역구를 위해 국익을 해치는, 국회의원의 의무에 위배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그가 출마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개헌 야합 저지' 등 정치활동은 어떨까.

변희재 후보는 "정치권에서 세력을 형성하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내가 당선되는 상황으로 간다는 것은 양당 체제가 무너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양당이 엄청난 변화를 겪는 정계개편을 불러오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규 후보 말 맞다. 정태호 후보가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없을 것"

전날 변희재 후보가 예비후보로 공식 등록을 마침으로써 관악을 보궐선거는 보수 진영과 좌파 진영이 모두 복수 후보자가 출마하는 혼전 양상이 됐다. 변 후보는 선거의 판세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변희재 후보는 "(구 통진당 출신의) 이상규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태호 후보가 만나면 둘 간에 이상하지 않겠나"며 "대화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연합과 정의당은 이번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이상규 후보의 말이 맞다"며 "이상규 후보가 '당신은 내 선대위원장도 했고, 통진당 해산에도 반대했는데 왜 따로 나왔느냐'고 묻는다면 정태호 후보는 논리적으로 대답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변희재 후보는 여론조사를 하게 되면 자신의 첫 지지율이 2~3% 정도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후보는 "노무현 대통령도 대선 후보로 첫 출마했을 때 지지율이 2% 정도였다"며 "첫 지지율이 2~3% 정도 나온다면 그 지지율은 강력한 지지층일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새누리당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0%"

전날 시민일보가 보도한 관악을 보궐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참고할 수 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를 5.1%p 앞서 오차범위내에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무소속 이상규 후보 5.6%, 정의당 이동영 후보도 4.2%의 지지를 얻었다.

야권 후보의 지지율을 합치면 여권 후보의 지지율을 능가하는 익숙한 상황이다. 변희재 후보는 이를 가리켜 "(막판에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과거 야권 연대를 통해 구 통진당을 국회로 들인 것에 대해) 반성도 안 하고 있는데 왜 안 하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항해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나타날 수도 있을까. 변희재 후보는 이에 대해 "그 가능성은 0%"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여야 모두를 개헌 야합 세력으로 보고 있다"며 "오신환 후보와의 문제가 아니라 김무성·유승민과의 문제이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개헌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후보 단일화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주변에서 조언하는 분들도 절대 새누리당과 손을 잡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몇 %의 지지를 받든지 (선거를)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말로 시민과, 지지자와 함께 하는 선거운동할 수밖에 없어"

변희재 후보는 "과거 이재오 의원이나 유정현 전 의원은 조직이 못 들어오게 하고 나홀로 선거운동을 한 적이 있지만, 그것은 선택의 문제였다"며 "나는 우리 지지자와 함께 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선거사무소) 주소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찾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가구를 들여놓고 23일부터는 관악구민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좌파 쪽에서는 시민과 함께 하는 선거운동이라고 말로만 하는데, 우리는 정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거를 뛸 수가 없다"며 "관악을에 수컷(닷컴)하는 주민, 그리고 미디어워치 독자도 있는데 그런 분들 힘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변희재 후보는 문득 고개를 들어 밖을 바라봤다. 옥탑방 밖의 나머지 절반 정도 공간에는 난곡사거리가 내려다보이는 옥상이 있었다.

변희재 후보는 "옥탑정원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 정원이 큰 역할을 할 것 같다"며 "선거 하면서 저녁에 자원봉사자들과 삼겹살도 함께 구워먹고 하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 변희재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전문

- 이미지나 포지셔닝이 아니라 실제로 검소하고 소탈한 모습이다. 사무소를 낸 것도 트위터로만 공개하고 지지자가 찾아와서 사진을 찍기도 했는데. 방문자는 많이 있나.

▶지금 아직 주소도 공개를 안했기 때문에 사진만 보고 아는 사람이 찾아오진 않았다. 조만간 세팅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관악을 거주자를 대상으로 자원봉사 모집할 예정이다. 홍콩에 있을 때 계약했다. 사무실을 보지도 못했다. 직원이 5층이라고 했다. 옥탑인 줄은 몰랐다. 내가 옥탑방에 많이 살았다. 실평수 50평인데 옥탑치곤 초호화다. 

- 보통 언론에 이런 모습을 공개하길 꺼린다. 세팅을 끝내고 오픈하는 게 정치권 관례인데.

▶정치권에 안 있어 봐서 모른다. 어제 사진 찍은 것도 밤새 욕먹었는데 이게 사진이냐더라. 정치인은 이런 경우가 없겠지. 인터넷 신문만 하고 커뮤니티 사이트 관리하고 트위터 페이스북만 했다. 나한테는 자연스러운데 정치권에선 부자연스럽다고 한다. 사진도 정치권 선배들한테 돌려봤더니 다 무조건 얼굴을 크게 찍어야 한다고 했다. 난 그게 이해가 안 됐다. 연예인처럼 잘 생긴 사람도 아니잖나. 얼굴 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없을텐데 말이다. 다만 메시지를 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게 포즈나 복장인데, 정치권 선배들은 다들 얼굴만 크게 나오게 하라고 하더라.

- 향후 선거운동과정에서 기성정치권의 조언을 받을 것인가. 아니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것인가.

▶지금도 받기는 하는데 날 도와주는 선배들과 안 맞는 부분이 계속 있다. 헌법상 국회의원은 국익을 위해 존재한다고 늘 주장을 해왔다. 자기 지역을 위해서 국익을 해치는 일을 하면 안 된다. 지금 당장 고시촌 문제가 있지 않나. 1만 가구가 넘어가기 때문에 장난이 아닌데, 지금 단지 관악에 있는 고시촌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이유로 국가의 백년대계인 법조인 양성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것은 헌법에 나온 오직 국익을 위해 일하라는 것을 저버리는 셈이다.

국가를 위해 사시를 존치하라고 한다면 이해가 되는데 그게 아니더라. 이쪽 후보들이 말하는 게 고시촌을 살려야 된다고만 주장한다. 나도 사실 고시촌에서 많이 살았는데, 사법시험의 폐단을 많이 봤다. 고시원에도 있지 못해 더 위로 달동네 옥탑방으로 가다가 나중엔 노숙자가 되는 경우도 허다하게 봤다. 그런데 어떤 후보는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넘치는 곳이라고 고시촌을 말하더라. 나는 살아봤는데 정말 심각하다.

그런데 날 도와주는 사람들은 '무슨 소리냐, 고시촌 활성화한다고 이야기 해야지'라고 말하는데 그동안 내가 떠들어 놓은게 있기 때문에 지역 공약을 국익에 맞춰서는 하겠지만 국익을 해친다면 할 수 없다.

- 고시촌 문제에 대해 변 후보가 비판보다는 대안을 내줘야 되는데 대안은 뭔가.

▶고시촌에 입주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싱글직장인, 이주노동자 등이 있는데 상당히 장기간에 걸친 침체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예산을 퍼붓지 않는 이상 안 된다. 하지만 서울대 자체의 문화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고시촌 자체가 서울대생들이 살아온 문화인데, 반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서울대생들이 로스쿨로 바뀌어서 고시를 안하면 서울대생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문제다. 그래서 내 생각은 서울대생들도 창업해서 나가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는 방향으로 의식과 문화를 바꿔야 한다.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고시촌에 대해서 구조조정한다고 정부 예산을 때려넣어서 고시촌을 바꾼다는 것은 엄청난 피해만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 만약 당선돼면 1년 하게 되는데 1년 안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단기적 공약은 없는가. 장기적으로국익의 기초만을 쌓겠다는 것인가.

▶민원의 날을 만들어 2박 3일간 도저히 주민들의 힘으로 안되는 것들을 다 가져오라고 해서 행정적인 부분을 적법하게 알아봐서 될 수 있는 것은 도와주는 식으로 할 방침이다. 그러면 관악주민들의 삶의 패턴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테니, 이어서 관악에 필요한 것을 논할 수 있다.

- 임기가 13개월인데, 기성 정치권 경험이 없고 한 명의 무소속 의원이 되는 것이니까 개헌 반대를 내세우더라도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있다. 13개월간 의정활동 경험만 쌓다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평가가 많은데.

▶헌법에 나와잇는 의정 활동은 두 가지다. 입법 활동과 예산 심의다. 입법 활동과 관련해서는 내가 이미 밖에서 만든 법안 7개가 있다. 신문법, 검색사업자법 등 한국사회 곳곳을 선진화시키는 법안이다. 입법 활동은 잘할 자신이 있다.

예산심의는 더 잘할 것이다. 지역구를 위해 다른 예산을 끌어오겠다는 발상 자체를 안 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더 잘 할 것이다. 이른바 쪽지예산, 남의 것을 슬쩍 빼오는, 이런 것은 다 헌법을 어기는 것인다. 결국 두 가지 다 자신이 있다.

정치권에서 세력을 만든다는 것은 내가 당선되는 상황까지 간다는 뜻인데, 내가 어떻게 상식적으로 당선이 되겠나. 다들 지금 당선 가능성을 0%로 볼텐데. 당선 가능성까지 가는 상황이 되면 양당이 완전히 무너지는 상황으로 가는 것인데 그럼 그 때는 새 판을 짜는 것이다.

- 그 자체가 정계개편의 촉매가 될 것인다?

▶내가 당선되는 상황으로 가면 양당이 엄청난 변화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지지율을 2~3%정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대상 중 가장 지지율이 낮은 이동영 후보가 4%대였다. 그 절반이라는 말인데 이걸 어떻게 끌어올릴 계획인가.

▶난 첫 지지율이 2~3% 되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첫 설문조사에서 2% 나왓다. 2%가지고 45% 만들어서 당선됐다. 지금은 시대가 훨씬 빨라졌고 2~3%만 돼면 굉장히 크다고 본다. 관악을에서 나를 지지하는 2~3%는 강력한 지지층이다.

- 새누리당을 지탄하는 애국세력의 후보로 나오셨는데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도 아스팔트 우파 출신이다. 새누리당 밑으로 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인가.

▶새누리당과는 경쟁관계다. 거기는 안 되는 정당이다. 워낙 오래된 거대한 세력이다보니 1~2명 정도 들어가서는 바꿀 수 없다. 하태경 의원이 하려고 하면 3~4선한 다음에 최고위원이 돼서 바꿔야 하는데 대한민국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1~2년 안에 김정은이 어떻게 할지 모른다. 하태경, 김진태 같은 의원들 한두 명으로는 수십 년 걸린다. 더군다나 개헌이 추진되고 있다. 새누리당이개헌을 하면 나라가 두 동강이 나는데, 하태경 의원이 개헌을 저지할 수 있는가 하면 그럴 수가 없다. 상황이 위급한 상황이다.

- 나라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 새누리당을 한가하게 고치고 있을 수 없고 무너뜨려서 새로운 축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인가.

▶만약 내가 당선되는 상황으로 가면 새누리당 안에 있는 소장파, 남경필·원희룡 지사 같은 사람이 아닌 한기호, 김진태 의원 같은 소장파의 발언이 엄청 세질 것이다. 그럼 10년 걸릴 게 1년으로 단축될 수 있다. 새누리당을 무너뜨리고 아니고는 내 머릿속에 없다.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새누리당이 안 무너지려면 엄청난 개혁을 해야할 것이다. 그 동력을 개혁 세력이 받게 될 것이다.

- 일각에서는 변희재 후보의 이번 출마가 당장의 당선보다는 애국보수세력의 결집을 보여주고 유의미한 지지율을 확보해 내년 총선에서 신당 창당의 밑거름이 되는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 사전에 철처히 계획해서 나온 게 아니다. 내가 단언하는데 그렇게 향후 1~2년 뒤를 계산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번에 나를 추대한 보수인사들의 경우 치고받고 싸우다가 신당 이야기까지 하고 있겠지만 난 그렇게까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닥친 현안, 즉 개헌 저지만을 생각할 뿐이다.

- '강대국코리아, 폭풍성장 관악'이라는 슬로건은 직접 짠 것인가.

▶원래 '강대국코리아'는 애국산악회를 할 때부터 슬로건으로 들고 다녔다. 정치가 아니라 시민운동을 할 때부터 했다. 지역구에 출마하려다 보니 주민들에게 뭔가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국익을 해치는 공약은 안 된다는 것을 설명을 해야 되는데, 그러자면 국가 자체가 발전하면 자연스럽게 지역도 발전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선거운동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다. 남들은 '이거 해주겠다 저거 해주겠다' 하지만 국가에서 끌어와서 뭔가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 선거운동방식이라고 하면 출퇴근에서 명함주고 인사하고 지역 조직들 조기축구회에도 가고 재래시장도 들르는데 그런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 될 것인가.

▶그런 것은 한계가 있다. 20만 유권자 중 아무리 뛰어봐야 내가 얼마나 만나겠나. 만났을 때 명함주고 인사하는 거 말고 불러서 토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당히 제약이 돼 있다. 여러 가지를 고민 중인데, 가급적 많은 유권자에게 명함을 뿌리기보다는 만나는 수를 줄이더라도 조금 더 길게 얘기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

물론 나왔다는 자체를 알리기 위해서 명함을 나눠주는 것도 하겠지만 비교적 깊이 접한 유권자가 다른 유권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그런 방식을 택할 생각이다. 예를 들어 도림천에 가서 벙개 공지를 해서 농구 한 게임 하고 대한민국 전체 이야기를 하는 등의 방식으로 하는 것이다. 그럼 농구를 통해 한 5명을 만나면서 30분을 쓰지 않나. 당연히 다른 후보자들에 비해 만나는 수가 적을 수밖에 없다.

- 다른 후보자들과의 공개토론을 나가는 것이 중요할 수 있는데, 5%의 지지율이 있어야 한다. 5%를 넘기는 게 일단 1차적 목표가 되어야 할텐데.

▶TV토론은 나한테 제일 쉬운 선거운동이다. 평소 하던 것을 하면 되니까. 다른 후보들에게는 가장 까다로운 선거운동일 것이다. 원래 지역재보선 TV토론을 누가 보겠는가.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면 많이 볼 것이다. 본방이 아니더라도 유튜브를 통해서도 볼 것이다. 내가 하는 말들은 다른 후보들이 부담스러워 하는 것들이다. 좌우 관계없이 다 내말이 맞다고 끄덕일 것이다. 헌법을 보면 틀린 것은 없다. 지금까지는 서로 다 진실을 가려왔는데 내가 진실을 말하면 후보도 유권자도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게 TV토론의 흥행요소가 될텐데,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TV토론은 선관위에서 주관하는 게 3회인데 형식적이다. 그런 것 말고 다른 언론이나 매체에서 하는 게 어떤가 싶다. 정동영 전 장관이 나오면 대선주자였고 창당하겠다는 사람이니까 큰 판이 된다. 그러면 일반 매체에서 해줄 수 있지 않나 싶다.

- 당선이 목표이겠지만, 이 정도면 내 선거가 성공적이라고 생각하는 내부적 판단 기준이 있나.

▶그것은 고민해보지 않았다. 그냥 다녀보고 발언해보고 SNS 반응을 볼 때. 그래도 저 사람이 나와서 바른 말을 했구나라는 정도면 될 것 같다. 지금 당장 표는 못 줘도 바른말하는구나 정도의 평가를 받으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될 것 같다.

- 애국세력의 조언은 어떤가.

▶조언은 새누리당하고 절대 손잡지 말라는 게 절대다수의 조언이다. 보수진영에서는 내가 뒤에서 새누리당하고 뒷거래를 하고 뒤통수를 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전제조건이다. 완주할 것이다.

- 여야 거대정당의 경우 공식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되면 지원유세를 올텐데 변희재 후보는 지원유세를 받을 계획이 있나.

▶애국동지들은 다들 올 것이다.

- 아까 변희재 후보가 말했듯이 노무현은 적은 지지로 시작했지만 바람이 불어서 당선된 경우가 있다. 또 이후 정치적인 부침을 겪었지만,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97년 대선에서 여권 구룡의 한 사람이다가 토론을 통해 단숨에 유력 주자로 부상했었다. 이처럼 변희재 바람, 변희재 돌풍이 일 가능성은 어느정도라고 보는가.

▶내 힘으로만 되는 게 아니라 재보선 판이 커져야 된다. 재보선이 단지 관악을의 문제 정도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치, 대한민국의 방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커져야 한다. 그것만 만들어지면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진실을 알려줘서 진실의 힘으로 가겠다고 하면, 판만 커지면 바람이 불 것이라고 본다. 누가 봐도 내가 맞는 말을 한다고 자신한다. 여의도에서도 말만 안 할 뿐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다. 일반 유권자들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 지금까지 들어보면 국회의원은 국익을 위해서 일해야 되고 국익을 해치는 지역적 이익만 보면 안된다는 신념인데, 국회의원이 연고지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가.

▶강화 선거 때문에 그러는가. 문자도 오는데… 내가 강화도에 주민등록 주소지가 돼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관악 출마에 문제가 없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이다. 왜 구청장, 구의원은 관악 사람들만 출마시키고 국회의원은 강화도 사람도 되겠는나. 그 의미가 무엇이겠는가.

그런데 공약을 보면 구청장이랑 국회의원이 공약이 똑같다. 예를 들어 정태호 후보 공약을 보면 서울대와 관악, 교육을 삼각으로 엮어서 발전시키겠다고 하는데 난 그 자체가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지만 그건 구청장이 할 일이다. 구청장이 하고 있는데, 그럼 선거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강화에는 통진당 출신이 안 나오지 않나. 일단은 개헌야합세력을 지탄하지만 스타트는 통진당 해산으로 벌어진 선거에 통진당이 나오는 걸 막겠다는 것이었다. 강화는 처음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강화는 거의 대구 수준이라서 보수가 이긴다. 다만 내가 관악을을 매력적으로 보는 이유는 새누리당이 28년간 전패한 곳이기 때문이다. 못 이기는 이유가 호남표와 2030대 표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 활동 영역을 보면 나는 우파내에서 가장 호남에 많이 들어가 있다. 난 호남 대통령론까지 주장한 사람이다. 그리고 가장 많이 2030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니 새누리당이 들어가지 못하는 부분을 들어가서 얻어내지 못하는 표를 끌어오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파분열 이야기를 하면 내가 그 논리를 쓰는 것이다. 새누리가 언제 2030대를 공략했고 언제 호남을 공략한 적이 있느냐. 새누리당이 어차피 못 얻는 표를 내가 얻겠다는 것인데, 우파분열로 표가 갈린다는 말은 맞지 않다.

보수 유권자 중에서도 새누리당을 찍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애국심을 가져서 보수에 투표하는 사람들도 보수분열을 이야기하더라. 통진당의 야권 연대를 보면 야권 연대라는 게 얼마 안 됐다. 김대중·노무현 때만 해도 민노당과 연대한 적이 없었다. 2007년부터 통진당과 제1야당이 야합을 시작했는데, 자기의 원칙과 가치로 치고 나가면 저쪽도 야합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여기가 각자 치고 나가는데 저쪽이 야합하자는 말을 하기 힘들다.

진영적으로 야합을 했을 때 국가적으로 이득을 본 게 있었는가. 결국 종북이 들어오고 새누리당은 기회주의자들로 넘치게 됐다. 퇴행정당 두 개가 나온 것이다. 우리가 먼저 필요없는 야합을 깰 생각을 해야 한다. 우리가 먼저 깨야지 저쪽도 파별로 나갈 것이다. 그게 국가 정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가 똘똘 뭉쳐 있으면서 저기는 해체하라는 것은 안 된다. 각자 이념에 따라 치고 나가는 게 옳다.

- 애국시민 후보로 추대될 때 개헌을 대선 때까지 각자 연구하자는 말을 했다.

▶원래 국회의 근거가 헌법이고 국회가 만들어진 것은 영국의 마그나카르타(대헌장)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회는 헌법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대통령보다도 더 헌법에 가까운 존재다. 그런 국회는 헌법에 대해서 상시적으로 연구하고 있어야 된다.

우리나라 헌법은 거의 일반법에 들어가야 할 조항도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문제가 많다. 122개 조문이나 된다. 상시적으로 연구해서 DB를 쌓아놓고 공약을 하고 유권자의 동의를 받아서 개헌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그게 없다. 연구도 없이 답을 내놓고 있다. 제왕적 대통령제라면서 국회가 권력을더 갖겠다고 선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순서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정 개헌을 하겠다면 당연히 해야할 연구부터 해라 이것이다.

왜 총선에서 공약을 먼저 내야 하는가 하면 지금처럼 개헌하면 여야가 야합해서 말도 안되는 안을 내놓고 이걸 총선 때 국민투표에 붙이면 총선 때 여당을 찍든 야당을 찍든 50%를 넘기게 된다. 이러면 개헌은 완전히 산으로 가게 돼 있다.

각자가 연구해서 공약을 내면 국민이 선택할 것이다. 그럼 그 선택받은 사람들이 개헌을 주도해야 한다. 지금 200여 명이 모여서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면 나라가 두 동강 난다. 개헌을 연구하는 게 아니라 헌법을 연구해야 한다. 개헌특위가 아니라 헌법연구특위를 국회가 아닌 각 정당에 만들어야 된다. 각자 해야지 뭉쳤다가는 다시 야합이 시작된다. 제대로 한다면 연구기간만 1년도 부족할 것이다.

- 선거사무소 운영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관악을에 사는 수컷하는 주민과 미디어워치 독자들을 다 모아야 된다. 그분들 힘으로 선거를 가는 방법밖에 없다. 옥탑정원에서 늦게까지 일하다가 삼겹살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른 후보들은 관악을에 조직도 있지만 나는 아직 없다. 조직을 짜서 주민들에게 알리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