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전문가 5명 보냈던 오바마 “중동정세 불안”…美공화 “네타냐후 지지”
  • ▲ 지난 17일 총선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르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 ⓒ캐나다 CBC 뉴스 보도화면 캡쳐
    ▲ 지난 17일 총선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는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르당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했다. ⓒ캐나다 CBC 뉴스 보도화면 캡쳐

    지난 17일(현지시간)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리쿠드당이 승리했다. 이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공화당의 반응은 천양지차다. 韓언론들은 대부분 美민주당의 의견에 동조하는 모습이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데 따르면, 벤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르당은 전체 120석 가운데 30석을 확보했다. 반면 오바마 정부와 美민주당이 ‘지원’했던 ‘좌파동맹’ 시오니스트 연합은 24석을 얻었다.

    美민주당과 이에 동조하는 美언론들은 리쿠르당이 여론조사에서보다 9석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한 원인으로 네타냐후 총리가 선거 막판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용납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이 이스라엘 보수파를 결집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지금까지 하나의 정당이 다수 의석(61석)을 차지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리쿠르당은 다른 정당과 연정을 해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중도 성향으로 평가받는 예시아티드당, 쿨라누당은 각각 11석, 10석을 얻었다. 이 가운데 쿨라누당은 “시오니스트 연합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혀, 네타냐후 총리가 적극적인 구애를 펼칠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스라엘이 이번에 총선을 실시한 이유는 국내 언론에서 보도하는 ‘이란 핵협상’이나 ‘팔레스타인 지역 정책’ 때문이 아니라 증세 및 국가예산 문제로 일어난, 이스라엘 국내 상황 때문에 치러진 것이다.

    하지만 이스라엘 총선을 보는 美민주당이나 오바마 대통령, 많은 한국 언론의 시선은 다르다.

  • ▲ 지난 5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부재자 투표를 하고 있는 데이비드 라비 공관차석. 이번 이스라엘 총선은 안보정책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치러진 것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지난 5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에서 부재자 투표를 하고 있는 데이비드 라비 공관차석. 이번 이스라엘 총선은 안보정책 문제가 아니라 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치러진 것이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자신의 대선에서 활약했던 선거전문가 5명을 네타냐후 총리의 반대편 정당에 보냈던 오바마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 측의 총선 승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지금까지 네타냐후 총리에게 총선 승리를 축하하는 전화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시 어니스트 美백악관 대변인은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 측이 승리했다는 소식을 접한 뒤 “미국 정부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내부의) 분열을 일으키거나 아랍계 국민을 소외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어 네타냐후 총리 측에 ‘팔레스타인 국가 건국 해법’에 대해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정부와 美민주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을 ‘팔레스타인 국가 건국’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을 철거하고, 이스라엘이 국토 일부를 내놓아야 하는 방안이어서 이스라엘 국민들 가운데는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 

    美민주당 의원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르당의 총선 승리 때문에 미국과 이란 간의 핵협상 타결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이런 美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를 가장 잘 드러낸 美언론은 ‘뉴욕타임스’였다.

    ‘뉴욕타임스’는 총선에서 승리한 네타냐후 총리를 가리켜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 분열을 서슴치 않는 비열한 정치인” “노골적으로 아랍계 국민들을 인종적으로 차별하는 유세를 한 정치인”이라고 비난하는 사설을 내기도 했다. 

    한국 언론들은 美언론과 오바마 행정부에 주목한 탓인지 네타냐후 총리의 총선 승리가 곧 팔레스타인 지역의 정세 불안, 미국과 이란 간의 핵협상 결렬 등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