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면 돈으로 변하는 돌

    박주희 기자   /뉴포커스
  • ▲ 북한정권이 강제로 시행하는 주민 노력동원  (자료사진)
    ▲ 북한정권이 강제로 시행하는 주민 노력동원 (자료사진)

해마다 3월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 왔다.
 남한에서 봄을 맞는 탈북자들은 북한의 봄에 대한 가슴 아픈 추억을 가지고 있다.
북한에 봄이 오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인근 산 밑에 돌을 수집하러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이다. 그들은 손과 등에 포대와 배낭을 메고 돌을 모은다.

북한 정권은 봄을 맞아 제일 먼저 도로건설과 철길보수를 위한 돌 수집 동원에 전국민을 동원한다. 이렇게 수집한 돌을 길 아래 세워놓은 리어카에 운반하려면 손수 들고 내려가야 한다.
남성들은 배낭에, 여성들은 적당한 천에 담아 머리에 이고 비탈진 산길을 내려간다. 

산꼭대기에 올라 간 사람이 파낸 돌이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예상치 않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지금은 해마다 돌을 수집 하다 보니 주택과 가까운 인근 산에는 커다란 바위만 있을 뿐 자그마한 돌은 찾아보기 힘들다.

탈북자 김진옥 씨는 북한에서 살 당시 혜산에서 살았다. 그는 한 해전 4월 압록강을 넘어 탈북에 성공했다. 김 씨는 인터뷰에서 탈북 하는 날에도 검산리에 위치한 송봉 뒷산에서 돌을 수집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우리 동은 김씨일가만 다니는 1호도로 구역을 맡았는데 해마다 봄이 되면 잔디도 깔고 주먹 만한 돌을 교시판 주변에 놓아야 한다. 그런데 한 해전 봄에 깔아 놓은 돌은 다음 해에 가면 절반 넘게 없어진다. 다른 구역을 맡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과제 때문에 손을 댄 것 같다.
온 나라가 봄이 되면 돌, 돌 하니 주변에 남아 있는 돌이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공기처럼 흔한 것이 돌이라고 했는데, 이젠 지나간 옛말이다.
북한 주민에게 돌은 곧 돈이다.
왜냐면 자기 앞에 차려진 돌 과제를 못하면 돈을 내야 한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시장에 나가 장사하다보니 돌 주울 시간이 없다.
이런 경우 과제 대신 일정 금액의 돈을 내서 동원 간 사람들에게 쌀이나 국수를 사주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돌 안에 묻은 북한 주민들의 땀방울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이번 봄에는 또 얼마나 많은 돌을 날라야 할지. 북한 주민들의 어깨가 점점 무거워지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뉴포커스=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