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은 타격" vs "당선권 근처까지 끌어올린게 안철수의 힘" 평가 엇갈려
  • ▲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8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내빈석으로 들어서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가 8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가운데,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내빈석으로 들어서며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2·8 전당대회에서 문병호 의원이 최고위원 입성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당권 레이스 기간 중 문 의원을 총력 지원했던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위상도 함께 흔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8일 서울 잠실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 직접 참석해, 대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문병호 의원 지지를 호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병호 의원은 대의원 현장투표·권리당원 전화투표·일반당원 및 국민 여론조사 합산 결과 총 득표율 10.50%로 8명의 최고위원 후보자 중 7위에 그치며 낙선의 쓴잔을 맛봤다.

    안철수 전 대표의 총력 지원에도 당심(黨心)과 민심(民心) 모두 뚜렷이 문병호 의원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지난해 6·4 지방선거 광주광역시장 후보 공천을 위한 경선 과정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윤장현 현 시장의 손을 들어주자, 당원들도 따라서 윤 시장에게 표를 던졌던 모습은 재현되지 않았다.

    당시 당원들은 안철수 전 대표의 '잠재적 가치'를 높이 보고, 그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지 않으려는 방향으로 '전략적 선택'을 했다는 분석이었다. 그렇다면 이번 전당대회에서 문병호 의원의 낙선은 안철수 전 대표가 갖는 당내 무게감이나 당원들 사이에서의 가치 평가가 낮아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당내 세력이 거의 소멸됐다는 평가를 받는 안철수 전 대표로서는 오랜만에 당무에 깊숙이 개입한 것 치고는 뼈아픈 일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의 분석도 있다.

    본래 문병호 의원은 8인의 최고위원 후보자 중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특히 친노(親盧) 대 비노(非盧), 영남 대 호남 식으로 맞선 전당대회 구도 속에서, 계파색이 옅고 인천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문 의원이 설 자리는 협소했다. 그나마도 인천에서는 현직 구청장인 박우섭 후보가 출마하는 바람에 표까지 갈라먹었다.

    악전고투하면서 사실상 당선권에서 멀다고 평가받던 문병호 의원을 당선권 근처까지 끌어올린 것이 다름아닌 안철수 전 대표다. 철저히 당무와 거리를 두면서 권역별 합동연설회에도 참석하지 않던 안철수 전 대표는 지난달 18일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장을 예고 없이 찾아 문병호 의원의 손을 치켜들었다.

    이후 문병호 의원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단숨에 4~5위권을 위협하는 후보로 부상했다. 최고위원 경선을 '3강 5중'의 혼전 구도로 만든 '보이지 않는 손'은 다름 아닌 안철수 전 대표라는 평가도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누군가를 챙기기 시작했다는 것 자체가 안철수의 정치 제2막의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서 자신의 측근 송호창 의원을 '철수'시켜, 결과적으로 당의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자신의 이른바 '새정치' 세력이 전멸하다시피 방치했던 안철수 전 대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오는 25일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함께 경제 관련 좌담회를 개최한다. 문재인 의원의 당대표 선출로 당권을 친노 진영에서 탈환한 가운데, 비노 진영의 유력 인사 간의 공동 행보라 정치권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문병호 의원이 당선됐으면 좋았겠지만, 당선 여부에 관계없이 안철수 전 대표는 지금처럼 낮은 보폭을 이어갈 것"이라며 "어찌됐든 잠재적 대선 주자 아니냐"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