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고문 찾고, 이상돈 교수와 토론회 열어… 광폭 행보 재개
  •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7일 탈당 의사를 철회하며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기치 앞에서 사과의 의사로 허리를 굽히고 있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사진은 지난 9월 17일 탈당 의사를 철회하며 '새롭게 시작하겠습니다'라는 기치 앞에서 사과의 의사로 허리를 굽히고 있는 박영선 전 원내대표. ⓒ뉴데일리 정재훈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본격적인 정치 활동 재개를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일 친노(親盧) 세력의 극성스런 흔들기에 떠밀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잠행해 왔다.

    국정감사 기간 중에도 조용히 국감에만 몰두하던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최근 활동 반경을 크게 넓히고 있어 2·8 전당대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온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전남 해남에서 자신이 원내대표를 지내던 시절 원내 당직을 맡았던 인사들과 회합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영록 전 원내수석부대표와 유은혜 전 원내대변인, 강동원·김광진·김승남·남인순 전 원내부대표가 참석했다.

    단, 법사위 시절에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인연을 맺고 최측근이 된 것으로 알려진 박범계 전 원내대변인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이날 회합에 앞서 전남 강진에 은거하고 있는 손학규 상임고문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 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 측은 "해남으로 가는 길이 안부 인사차 들른 것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정치적 의미와 관련해 해석이 분분하다.

     

  • ▲ 친노 강경파의 흔들기에 따른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탈당 소동으로 촉발돼 긴급 소집된 9월 18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의원이 박영선 원내대표를 지나쳐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친노 강경파의 흔들기에 따른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탈당 소동으로 촉발돼 긴급 소집된 9월 18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의원이 박영선 원내대표를 지나쳐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과거 행보에 대한 해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친노 강경파의 집중포화를 맞고 잠행한 직후 트위터에 알듯말듯한 말을 남기며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던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13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이상돈 교수 영입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외연 확장과 선거제도의 개혁이라는 차원에서 논의가 되고 있었던 과정인데, 다르게 이용당한 측면도 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용당한 측면이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당시 당내에서 큰 파문을 일으킨 영입 대상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와는 이달 중 오픈프라이머리 제도와 관련한 토론회를 함께 열기로 하는 등 논란의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와 같은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행보에서 2·8 전당대회에 친노 강경파에 대항하는 대표주자로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19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은 지금은 시기적으로 적당치 않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3선 정치인으로서 그간 지나치게 강경한 모습만을 보여줬기에, 이제 와서 친노 강경파의 대항마로서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는 게 용이하겠느냐는 회의적 견해도 나온다. 지나친 급회전이라는 것이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지난 9월 11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강경파라는 것은) 나를 몰라서 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지만,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 ▲ 지난 9월 2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세월호 관련 회동에서 박영선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퇴장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 오른쪽으로 취재진들 사이로 길을 내고 있는 사람은 당시 정책위의장이었던 우윤근 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지난 9월 26일 새누리당 원내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의 세월호 관련 회동에서 박영선 원내대표가 일방적으로 퇴장하고 있다. 박영선 원내대표 오른쪽으로 취재진들 사이로 길을 내고 있는 사람은 당시 정책위의장이었던 우윤근 현 원내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이와 관련,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윤선 정무수석으로부터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윤선 정무수석은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등원한 뒤 19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홍사덕 민화협 의장에 밀려 탈락했다. 

    이후 정치적 공백이 있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여성가족부장관을 거쳐 정무수석을 맡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원래 친박도 아니었고 친이에 가까웠음에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윤선 정무수석의 이러한 승승장구에는 반대파를 만들지 않는 그의 영리한 행보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적을 만드는 표독스런 정치보다는 선이 부드러운 정치로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보여준 강경한 모습은 더 이상 역효과만 낼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친노 강경파에 맞설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여성 정치인이 품고 있는 소프트파워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