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전횡 예상되는 조강특위에서 손털기... 대권까지 내다본 한 수2016 총선서 참패시 친노 책임론 제기해 대권주자로 복귀 계산조강특위 첫 회의서 지역위원장 선정 기준 밝혀... 예상대로 '정체성'
  • ▲ 15일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철수를 발표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15일 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철수를 발표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에서의 송호창 의원 [철수]를 선언했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회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비대위 참여를 거부했던 바 있다. 이런 행동은 철저히 당과 거리를 두면서 문희상-문재인으로 대표되는 친노 지도부에 대한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자신이 김한길 전 대표와 공동 지도부를 구성했던 시절 친노(親盧) 강경파들의 끊임없는 흔들기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하면 공수교대(攻守交代)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시점에서 나의 비대위 참여는 물론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참여도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이어 취재진과의 문답 과정에서 "당이 엄청난 위기 상황임에도 통합 이전으로 돌아가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의 [도로 민주당] 행보, 나아가 친노 지도부의 전횡에 의한 [도로 열우당] 흐름에 날을 세웠다.

    조강특위 첫 회의가 예정된 이날 오전 기습적으로 송호창 의원의 특위 사퇴를 선언한 배경에 대해서는 "위원 선정에 대해서 한 번도 나에게 물어본 적이 없다"며 "처음부터 상의를 했었더라면 조강특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을텐데, 상의 없이 진행되다보니 혼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초 금태섭 변호사가 안철수 전 대표의 몫으로 조강특위에 배정됐으나 안 전 대표가 이를 거부하고 송호창 의원을 지명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는 완전히 배치되는 주장이다. 향후 [진실 게임] 등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조강특위 간사를 맡은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은 "뜻은 전달됐을텐데…"라고 말끝을 흐리더니 "송호창 의원은 그쪽(안철수계)의 의견을 받기 위해 추천했던 것이고, 그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안철수 전 대표는 친노 지도부에 의한 작금의 당의 행보와는 철저히 선을 긋겠다는 뜻도 내비췄다.

    안철수 전 대표는 "(내년 전당대회 출마는) 내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고, 당내 계파 싸움에 대한 질문에도 "말을 보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탈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만은 "내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창업자 중 한 사람 아니냐"고 밝혀 탈당할 뜻은 없음을 밝혔다.

  • ▲ 송호창 의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5일 오후에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첫 회의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 송호창 의원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15일 오후에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의 첫 회의 ⓒ국회 사진공동취재단

    정치권에서는 이날 기자간담회 및 송호창 의원의 조강특위 철수를 차기 총선 및 대권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견해가 유력하다.

    올해 3월 전격 통합을 통해 당권을 잡았던 안철수 전 대표는 친노 강경파의 끊임없는 흔들기에 시달리다 7·30 재보선 참패를 계기로 실각(失脚)했다.

    하지만 최근 친노 강경파의 민심과 유리된 폭주를 지켜보면 지역위원장 선정 과정에서 이들의 전횡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를 집행할 조강특위에서 측근을 철수시켜 아예 손을 깨끗이 하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날 열린 새정치민주연합의 조강특위 1차 회의에서는 전국 246개 지역위원장 선정 기준으로 정체성·기여도·당무수행능력·도덕성·경쟁력 등을 열거하며 [정체성]을 가장 첫머리로 꼽았다.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 겸 조강특위 간사는 "정체성이란 당 정체성과의 일치 정도를 말한다"며 "우리 당의 이념·정강·정책이 있는데, 이러한 정체성에 반하는 행동을 했다든지 하면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가 이상돈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섭외하려다 자신마저 실각했듯이, '정체성'이라는 기준은 해석하기에 따라 '선명성이 떨어진다' '개혁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비노·중도파를 쳐내는 명분으로 사용되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만일 조강특위에서 지역위원장이 친노 일색으로 선정된다면 이는 2016년 총선에서 야권의 패착(敗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 때 다시 전면에 등장해 2017년 대선을 노린다는 계산이 섰다는 관측이다.

    같은 당의 전병헌 전 원내대표가 최근 YTN에 출연해 "(문재인 의원이) 당권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 대권에는 빨간 불이 들어오는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 ▲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도. 철저한 계파별 안배 원칙에 따라 각 계파별로 인원이 할당된 가운데, 전체적으로 보면 범친노계가 8명, 비노계가 6명으로 범친노계가 우세한 상황이다. ⓒ뉴데일리 사진부
    ▲ 새정치민주연합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도. 철저한 계파별 안배 원칙에 따라 각 계파별로 인원이 할당된 가운데, 전체적으로 보면 범친노계가 8명, 비노계가 6명으로 범친노계가 우세한 상황이다. ⓒ뉴데일리 사진부

    한편 송호창 의원의 전격 탈퇴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조강특위는 이날 오후 4시 예정대로 첫 회의를 열었다. 이날 조강특위에서는 전국 246개 지역위원회에 대한 지역위원장 공모에 들어가기로 의결하고, 16일부터 21일까지 후보를 접수하기로 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송호창 의원이 빠진 상황에서 조강특위를 계파별로 분류해보면 △당연직인 조정식 사무총장(위원장)은 손학규계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과 김태년·남인순·장하나 의원은 문재인 비대위원의 친노계 △이윤석·이언주 의원은 박지원 비대위원의 구민주계 △김영주·오영식 의원은 정세균계 △유은혜 의원은 민평련 △주승용·변재일 의원은 김한길계 △강창일 의원은 정동영계 △허성무 전 경남부지사는 김두관계로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범친노(친노·정세균계·민평련·김두관계)가 8명, 비노(구민주계·김한길계·정동영계·손학규계)가 6명으로 구성됐다. 송호창 의원의 사퇴로 전체 총원은 15명에서 14명으로 줄었다.

    윤관석 수석사무부총장은 이와 관련해 "조강특위는 당규에 15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돼 있는데, 짝수는 표결을 할 경우에 동률이 되면 곤란하기 때문에 항상 홀수로 해왔던 것이 관례"라면서도 "안철수 전 대표와 송호창 의원의 사퇴 의사를 존중해 추가 보임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