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친박 실세로…박 대통령이 직접 가르쳐당청 오가며 새로운 대안 만드는 것도 조 수석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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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구서를 결재하지 않은 데는 조윤선 신임 정무수석의 보고가 주효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조 수석으로부터 여러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은 결심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문 후보자 임명 동의안의 귀국 후 재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정무수석에 낙점된 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임명되자마자 문창극 파문 ‘해결사’로 투입됐다.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부터 중앙아시아 순방길에 올라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다.

    문 후보자의 과거 식민사관 및 위안부 관련 발언 등이 알려지면서 사퇴 여론이 들끓는 와중에
    임명권자인 청와대와 채택권을 가진 국회 간 물밑 역할을 맡은 것이다. 

    조 수석은 최근 문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여야 구분 없이 국회의원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박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위원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대통령이 야당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조윤선 정무수석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귀국하는 21일 이후까지 문 후보자의 인사청문 재가를 두고 시간을 번 만큼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도 조 수석의 몫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당‧청 간에 문 후보자 낙마에 대비한 새로운 총리 후보자들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수석의 역할은 정무수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6.4 지방선거 이후 물러난 이정현 전 홍보수석의 역할도 해낼 것이란 기대감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보 영역에서 탁월한 능력을 선보였던 데다가 언론과 관계도 원만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임 이정현 수석이 정무수석에서 홍보수석으로 수직이동 했던 것처럼 정무와 홍보의 영역이 또렷하게 구분되지 않은 현 정부에서 조 수석이 홍보 분야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다.

    조 수석은 원조 친박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18대 국회 때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지만 박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2012년 때 닿았다.

    박 대통령이 당 비대위원장이던 2012년부터 당선인 시절까지 밀착 보좌, 빠른 기간 동안 친박 정치인으로 자리 잡았다.

    박 대통령은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조 수석을 하나하나 자신의 스타일대로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이 조 수석의 꼼꼼한 일처리, 후보의 패션까지 챙긴 섬세함, 탁월한 친화력 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완벽을 추구하는 박 대통령 스타일을 조 수석이 잘 따랐고 혹여나 실수를 해도 질책을 하면 다음번엔 반드시 고쳐져 있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조 수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윤선 정무수석은 박근혜정부 1기 내각에서는 여성가족부 장관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