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 “나라발전 종잣돈 여러분이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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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스타이겐버그호텔에서 파독광부 및 파독 간호사를 접견하고 있다. 한 파독 간호사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연합뉴스
    ▲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크푸르트 스타이겐버그호텔에서 파독광부 및 파독 간호사를 접견하고 있다. 한 파독 간호사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 연합뉴스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독일을 방문해 1만8,000 명의 파독 간호사와 광부들의 임금을 담보로 경제개발을 위한 상업차관을 얻었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영부인인 육영수 여사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후손들에게는 꼭 잘사는 나라를 물려주자”며 눈물을 쏟았다.

    딸인 박근혜 대통령이 꼭 50년 만에 독일을 찾아 그들의 손을 잡고 감사를 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국빈방문 마지막 날인 28일(현지시간)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프랑프쿠르트에서 만났다.

    50년이 지난 지금
    제가 대통령이 돼서 이렇게 또 와서
    여러분을 뵙게 되니까 굉장히 감회가 남다르다.

    그때 어머니, 아버지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들이
    목 놓아서 우셨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사진도 봤다.
    어머니도 울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마음을 잡수셨어도
    목이 메어 말씀을 못하셨다는 광경을 다 기억을 하시리라고 생각한다.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은 루르 지방에 위치한 독일 함보른 탄광으로 향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파독 광부 300여명과 인근 도시 뒤스부르크 간호학교에서 일하는 파독 간호사 50여명은 박 전 대통령 내외를 기다렸다.

    현지 광부들로 구성된 밴드가 애국가를 연주하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준비된 원고를 내던지고 “국가가 부족하고 내가 부족해 여러분이 이 먼 타지까지 나와 고생이 많습니다. 이게 무슨 꼴입니까. 내 가슴에서 피눈물이 납니다. 우리 생전에 이룩하지 못하더라도 후손들에게 잘사는 나라를 물려줍시다”고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의 선창으로 시작된 애국가 합창은 후렴구에 이르러 흐느낌과 통곡으로 변했다.

    이 때 빌린 차관과 이들이 국내로 송금한 외화는 경부고속도로와 포항제철 등을 건설하며 우리 경제가 재건의 길로 들어서는 초석이 됐다.

     

  • ▲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드레스덴 공대 명예박사 학위수여 등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귀국길에 오른다.
    ▲ 독일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드레스덴 공대 명예박사 학위수여 등 일정을 소화한 뒤 28일 귀국길에 오른다.


    박근혜 대통령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나라 발전의 종잣돈을 사실은 여러분들께서 다 만들어주신 건데,
    조국의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주신 정말 고마우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말 그대로 저개발 국가였던 시절
    후손들에게 잘 사는 조국을 물려주기 위해
    먼 이국에서 고생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으로 부상하고
    원조공여국으로 성장했다.

    파독 이후 독일에 체류하면서
    독일 한인사회의 근간을 형성해
    양국 간 민간교류와 우호증대에 기여해 왔다.
    앞으로도 이처럼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달라.



    박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일부 파독 간호사들은 감회에 젖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2월 대통령 취임식에 파독 광부·간호사 단체 대표로 참석한 고창원(광부단체)씨, 윤행자(간호사 단체)씨가 자리했다. 도 지난 1999년 박 대통령이 서부 루르 탄광지역에 있는 로베르크 광산을 찾았을 때 수행했던 김용운씨도 함께 했다.

    참석자 중 신성식씨는 1971년 독일에 파견돼 일하다 2012년 이후로는 과거 베를린 장벽에 있던 검문소로 동서 베를린간 드나들 수 있었던 유일한 관문인 체크포인트 찰리 박물관에서 한국어 안내 봉사를 하고 있다.

    1960∼70년대 독일에 파견된 우리 광부·간호사들은 약 1만8,000명(광부 8,000명, 간호사 1만명)이며, 현재까지 독일에 체류 중인 파독 근로자의 수는 약 3,300명(광부 1,300명, 간호사 2,000명)으로 추산된다.

    박 대통령은 파독 광부·간호사들과의 만남 행사 이후 독일 동포 150여명을 초청, 만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과 독일 간 우호협력 증진 활동을 격려했다.

    이후 박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작세주 주최 만찬에 참석한 뒤 5박7일 간의 네덜란드, 독일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