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비우호적 기업환경이 '경제엑소더스' 초래"

    전경련 심포지엄서 제조업 해외이전 현상에 우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베트남의 월평균 인건비가 한국의 9% 수준인 반면 생산성은 86%에 이릅니다. 국내 고용노동 환경과 기업 규제가 획기적으로 변하지 않는 한 해외진출 기업의 U턴은 고사하고 국내 기업들의 엑소더스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에서 개최한 '경제 엑소더스 가능성 및 대책'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박호환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사업여건 비교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이전 이유를 진단했다.

    박 교수는 베트남의 월평균 인건비는 180달러(생산직 신입 기준)로 1천990달러인 우리나라의 9% 수준에 지나지 않고 법정근로시간, 비정규직 활용 등 노동규제 측면에서도 한국보다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베트남은 또 지난 2008년 S사의 휴대전화 공장 진출 시 부지 무상제공, 법인세 50년간 최우대 감면혜택, 수입관세·부가가치세 영구면제 등 과감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친기업정책으로 외국기업을 유치하고 있다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공장과 베트남 공장에서 휴대전화 한 대를 제조할 때 5.7달러의 비용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이 기업은 또 현지에서 수출장려기업으로 선정돼 매년 1천600만달러의 세금을 절감하는 등 6억8천만달러 규모의 추가 이득이 생긴 것으로 분석됐다.

    인위적인 상생협력 요구나 공정거래 관련 규제도 없을 뿐만 아니라 노사분규에 의한 손실이 거의 없다는 점도 기업들이 한국을 떠나 베트남으로 진출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장은 전세계적으로 법인세 부담을 늘리자는 논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법인세 증세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경제 엑소더스'의 이유를 설명했다.

    현 센터장은 "최근 정부는 증세가 없다고 발표했으나 비과세 및 감면 폐지로 실질적인 증세가 이뤄지고 있어 이로 인한 기업투자 감소 및 경제성장률 저하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해외의 우호적 사업환경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환경규제, 법인세 증세 우려, 노동법규, 땅값, 전력, 인건비, 세금, 물류비, 기업에 대한 비우호적 사회 분위기 등 '9중고'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만우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는 지난 정부 후반기 여야가 경쟁적으로 쏟아낸 기업규제 가운데 순환출자 규제가 강화될 경우 한국기업이 매물로 쏟아져 결국 '해외자본 대박의 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도 기업에 대한 각종 제도적 부담 등이 지속될 경우 생산시설의 해외이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곧 국내 산업의 생산 및 국민소득의 감소로 연결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널들은 제조업의 해외이전은 기술공동화는 물론 이로 인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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