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주요 매체들이 각료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옹호 발언, 무라야마(村山) 담화 수정론 등에서 나타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인식을 연일 강도높게 비판했다.

    마이니치 신문은 '총리의 역사인식을 의심한다'는 제목의 26일자 사설에서 "아베 총리는 과거 전쟁에 대한 역사인식과 각료의 야스쿠니 참배를 둘러싸고 귀를 의심케하는 발언을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베 총리가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그대로 계승하지는 않겠다', '침략의 정의는 확정돼 있지 않다'는 등 취지의 발언을 한데 대해 "침략에 대한 사죄는 무라야마 담화 뿐 아니라 종전 60주년인 2005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당시 총리가 낸 담화에도 포함돼 있다"고 지적한 뒤 "침략에 대한 역사인식을 그대로 계승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고 추궁했다.

    사설은 또 아베 총리가 70% 전후의 높은 내각 지지율에 편승해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부정적인 지론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라면 "간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어 "일본이 과거 식민지 지배와 침략을 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라며 "총리가 그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려 하고 있다면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각료의 야스쿠니 참배에 항의하며 외교장관의 방일을 취소한 한국의 대응은 분명 과도했지만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한 주변국 등의) 위협에 굴하지 않는다'는 총리의 발언은 냉정함을 결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사히 신문도 사설에서 "침략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반복하면 이웃국가 뿐 아니라 구미 국가들의 불신도 강해지게 된다"며 "역사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인의 언동이 (전몰자들에 대한) 조용한 참배를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또 야스쿠니 신사가 전쟁에서 사망한 군인과 군속을 '신'으로 모시는 국가신도(일종의 국교제도)의 중심이며, 경내 전쟁박물관인 유슈칸(遊就館)이 아직도 전쟁의 역사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1978년 야스쿠니에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이후 쇼와(昭和) 일왕(사망)도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역사문제를 과열시키지 말라'는 제하의 사설에서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이웃을 두루 살피는 판단을 했어야 했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그 문제를 이유로 윤병세 외교장관의 방일을 취소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