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의원 있는 당이 어떻게….” 보훈․참전단체들 민통당 ‘규탄’ 김광진 의원 ‘반역자’ 발언, 문 후보 NLL 논란과 맞물려 후폭풍 점차 거세질 듯
  •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민통당 비례대표 김광진 의원(31)이 6.25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대장을 가리켜 ‘민족반역자’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막말’은 인터넷과 시중 여론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제는 보훈단체와 우파진영까지 움직이고 있다.

    재향군인회는 24일 김광진 의원의 ‘민족반역자’ 발언에 대해 “김 의원은 발언을 취소하고 군과 국민과 백 장군 앞에서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일제 치하 때 태어난 백 장군이 일본군 장교로 임관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을 외면하고, 백 장군이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이유로 백 장군을 ‘민족반역자’ 운운하는 것에 대해 참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 모 의원의 백 장군 비하발언은 백 장군을 존경하는 절대다수의 군 후배와 국민 그리고, 미군 장병들을 모독하고 백 장군이 평생을 바쳐 육성해 온 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망언임을 명백히 밝혀둔다.”

    재향군인회는 성명서로만 김 의원의 사과를 요구해 상대적으로 점잖은 편이다.

  • ▲ 대한민국 국군을 세운 백선엽 장군(왼쪽)과 민족문제연구소 지부 사무국장을 지냈다는 김광진 민통당 의원(우)
    ▲ 대한민국 국군을 세운 백선엽 장군(왼쪽)과 민족문제연구소 지부 사무국장을 지냈다는 김광진 민통당 의원(우)

    6.25참전용사단체는 24일 오후 3시부터 여의도에 있는 문재인 민통당 대선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300여 명의 회원들이 모여 규탄집회를 연다.

    6·25참전유공자회(회장 박희모)는 문재인 후보 사무실 앞에서 ‘백선엽 장군 비하발언 규탄대회’를 갖고 김 의원의 즉각적인 발언취소와 사과를 요구할 계획이다. 6.25참전유공자회의 이야기다.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을 온 몸으로 막아 낸 영웅이요, 전후 빈사 상태의 국군을 오늘의 강군으로 재건한 주역이다. 백 장군은 우리 군 뿐 아니라 미군들에게도 존경받고 있는 전쟁영웅이다.

    김광진 의원의 백 장군 비하발언은 백 장군을 존경하는 절대다수의 군 후배와 국민 그리고, 미군 장병들을 모독하고 백 장군이 평생을 바쳐 육성해 온 군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망언. 김 의원은 백 장군 비하발언을 즉각 취소하고, 군과 국민과 백 장군에게 머리 숙여 사과할 것을 촉구하겠다.”

    김 의원의 ‘막말’에 우파 진영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 ▲ 24일 오후 우파진영은 문재인 후보 캠프 앞에서 김광진 의원 사과촉구 및 규탄시위를 가졌다.[사진: 연합뉴스]
    ▲ 24일 오후 우파진영은 문재인 후보 캠프 앞에서 김광진 의원 사과촉구 및 규탄시위를 가졌다.[사진: 연합뉴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라이트코리아, 북한민주화위원회, 실향민중앙협의회, 자유북한방송,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20여 개 우파단체는 24일 오후 ‘종북척결 국민운동본부’를 결성했다. 명분은 ‘유엔의 날을 맞아서’라고 하지만 실제 결성 이유는 김 의원의 ‘백선엽 민족반역자’ 발언 때문이다.

    ‘종북척결 국민운동본부’의 상임본부장은 박근규 고엽제전우회 서울지부장이 맡게 됐다.

    박 본부장은 올해를 ‘종북척결의 원년’으로 지정한 뒤 “유엔군의 6.25 참전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종북세력을 척결하여 대한민국을 지켜내자”고 말했다.

    이들은 24일 오후 ‘국민운동본부 결성대회’에 앞서, 6.25전쟁에 참전해 목숨을 잃은 5만여 유엔군의 이름이 새겨진 묘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북괴 세습독재 타도’라고 쓴 북한 인공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문제의 진원지인 김광진 의원은 민통당이 뽑은 ‘청년비례대표’다. 올해 31살로 순천대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민족문제연구소 전남동부지부 사무국장, 순천 YMCA 재정이사 등을 지냈다.

    김 의원의 막말에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관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대한민국 건국에 공이 있는 사람들 대부분을 ‘친일파’라고 주장하는 민간단체다. DJ-盧 정부 시절에는 ‘친일청산특별법’ 등으로 우리 사회 곳곳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지금은 그 세력이 줄어들었다.

    민통당 대선캠프와 지지세력은 김 의원의 '반역자' 발언 논란에 당혹한 표정이다. 하필 문 후보가 'NLL 발언'으로 공격받고 있는데 이런 주장을 해 '역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는 이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