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안철수 후보 본인이 정직-정의-공정 강조해온 만큼 끝까지 파헤칠 것”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안철수 대선후보를 둘러싼 의혹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19일 대선출마를 선언한 직후 정치권과 각종 언론매체가 도덕성 검증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누리꾼들은 안철수 후보에 대해 “물론 털어서 먼지가 나오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이 사람은 털어도 털어도 먼지가 끝없이 나온다”며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안철수 거짓말’ 시리즈를 시작으로 부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의 ‘다운계약서’ 작성, 안철수 후보 본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군(軍) 비하 발언까지. 알려진 사실만 벌써 10여건에 이른다. 여기에 또 다른 성격의 의혹이 하나 더 추가됐다.

    바로 논문 표절 의혹이다.

    28일 일부 언론은 안철수 후보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1993년 안철수 후보가 제2저자로 참여한 서울대 의대 학술지 발표 논문이 제1저자 A씨의 1988년 서울대 석사학위 논문과 내용이 거의 일치한다는 내용이다.

    논문의 제목은 ‘고칼륨 혈증과 산증에 있어서 플라스마 칼륨과 수소이온 농도의 관계’이며 1990년 서울대 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라고 돼 있다.

    그런데 이 학술 논문은 A씨가 1988년 2월 제출한 석사 논문 ‘대사성산증 및 고칼륨혈증 때의 혈장 H+ 농도와 K+ 농도의 비교 연구’와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 제목과 참조 문헌, 내용 배치가 조금 달라졌고 영문으로 번역됐다는 점 외에 연구방법이나 데이터 수치, 그래픽 등이 유사했다.

  • ▲ 왼쪽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지난 93년 A·B씨와 함께 쓴 학술논문에 사용한‘1번 그래프’, 오른쪽은 88년 A씨가 석사학위 논문에 쓴‘1번 그래프’다. 두 개가 똑같다. 두 논문에는 이런 꺾은 선 그래프 6개와 3개의 표(表)가 각각 분석의 근거 자료로 똑같이 사용됐다. 모양과 수치는 물론, 고유번호까지 모두 똑같다. ⓒ조선닷컴
    ▲ 왼쪽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지난 93년 A·B씨와 함께 쓴 학술논문에 사용한‘1번 그래프’, 오른쪽은 88년 A씨가 석사학위 논문에 쓴‘1번 그래프’다. 두 개가 똑같다. 두 논문에는 이런 꺾은 선 그래프 6개와 3개의 표(表)가 각각 분석의 근거 자료로 똑같이 사용됐다. 모양과 수치는 물론, 고유번호까지 모두 똑같다. ⓒ조선닷컴

     

    이와 관련, 안철수 후보 측은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주임교수 등이 두 논문을 검토한 결과 논문 초록과 논의, 참고문헌 등이 다르고 학술지 논문의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사실 논문의 경우 담당교수와 학교 측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해주면 끝이다. 현재 국내에는 논문 표절에 대한 기준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논문 표절에 대한 판단은 대학 측이 입맛에 맞게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안철수 후보의 논문은 학교 측의 기준상 표절이 아닐 수도 있지만 엄연히 따져보면 도의적 표절일 수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날 부인의 다운계약서 작성에 고개를 숙인 안철수 후보는 이날 직접 대응은 하지 않았다.

    다만 ‘다운계약서’ 의혹이 제기됐을 때 덮어놓고 ‘아니다’라고 했던 금태섭 상황실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논문 발표에 대한 규정을 왜곡한 악의적인 보도다.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논문을 학술지에 싣는 것은 허용되는 정도를 넘어 권장되거나 때로는 의무로 규정된 일이다. 논문 작성 과정에 기여한 사람을 제2저자, 제3저자로 기재하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는 일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무엇보다 법령과 학교의 교칙이 이런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석호 서울대 의과대학 생리학 교실 주임교수도 ‘학술지 발표를 이중게재라고 하는 것은 학술 발표의 기본적 프로세스에 무지한 사람이 공격을 위한 공격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런 근거가 없는 네거티브 흑색선전은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전날 부인의 다운계약서 작성 문제와 관련해 “당시 관행이 그랬었다”고 밝혔던 안철수 후보 측이다. 일각에서 “안철수 후보의 도덕성이 실종됐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새누리당은 안철수 후보의 논문표절 의혹과 관련, “정의롭지 못하고 부도덕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상일 공동대변인은 “큰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 만큼, 안철수 후보는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별로 안철수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검증할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새누리당은 벤처기업으로 시작한 ‘안랩’과 포스코 등 대기업의 사외이사 활동, 부동산 관련 의혹을 중심으로 의혹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박근혜 후보 캠프의 이정현 공보단장도 “안철수 후보 본인이 정직과 정의, 공정을 강조해온 만큼 논문 표절 문제는 대단히 심각한 것으로 끝까지 파헤쳐서 안철수 후보의 부도덕성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