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정치 역학 보기 좋게 깨져SNS 영향력 의문..투표율 상승 미미
  • 54.3%. 애매하게 나온 19대 총선의 투표율 덕분에 여야가 울고 웃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유리하다는 기존의 정치 역학이 깨졌다. 역대 최저인 46.1%의 투표율을 보이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안겨줬던 18대 총선보다 8.2%포인트나 올랐지만, 결과는 여당인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투표율 상승을 단순히 진보층 유권자들의 결집으로 보던 시각에서 이제는 보수층도 결집할 수 있다는 사례가 나온 셈이다.

    ◇ 새누리 위기론에 보수층이 반응했다

    당초 이번 총선에서 정치 분석가들은 투표율 55%를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민주통합당에, 낮으면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 진영이, 반대의 경우에는 보수 진영이 유리하다는 것이 기존의 정치 역학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60.6%에 달했던 17대 총선에선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고, 투표율이 극히 저조했던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이 승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정설이 보기좋게 어긋났다. 새누리당은 수도권에서 대패했지만, 강원과 충청에서 세를 크게 불리며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이 같은 현상에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부터 진보 정당의 승리에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 이병일 사회조사본부장은 "투표율만을 놓고 보면 판세 영향이 클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보수 진영의 결집이 새누리당에 승리를 안겼다"면서 "투표율이 2∼3%포인트 가량 더 높게 나왔다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선거에서 큰 영향을 미쳤던 SNS의 파워에 의문을 품는 시각도 나오기 시작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대거 SNS를 통해 투표 독려에 나서고,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일반 유권자들도 '투표 인증샷' 대열에 가세했지만, 투표율 상승은 기대만큼은 나오지 않았다.

    한길리서치 홍형식 대표는 "SNS가 없었던 시절에도 70∼80%의 투표율이 나온 적이 많다"면서 "SNS가 정말로 위력이 있다면 투표율이 그 정도는 나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