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도 잘 지은 이름 '한나라당'  
      
     1997년 당시 총재 趙淳씨의 作名. 석 달 앞두고 黨名을 바꾸면 이름 알리기도 쉽지 않고
    群小(군소)정당의 하나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改名으로 잃는 표가 수백만을 넘을 것이다. 

    趙甲濟   
     
      조직이나 사람의 作名을 잘못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를 잘 보여주는 것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다. 盧武鉉 세력이 민주당을 깨고 急造한 열린우리당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우리당’이라고 여기도록 하려는 奸計(간계)로 만들어졌다. 사람들은 이 음모에 넘어가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이라고 읽어주지 않고 ‘열린당’ ‘열우당’ ‘열당’이라고 읽기 시작했다. ‘열린우리당’이라고 읽는 사람들도 ‘우리’를 짐승을 가두는 ‘우리’로 발음하였다.
     
      “우리가 열려 짐승들이 달아났다. 이것들을 도로 잡아 우리로 쳐넣어야 나라가 조용해진다”는 우스개도 유행했다. 그렇게 되자 열린우리당 세력은 이름을 바꾸고 신장개업하려는 쇼를 하다가 大選과 總選에서 국민들의 심판을 받았다.
     
      한나라당은 현재 가장 오래 된 정당이다. 1997년에 李會昌 대통령 후보가 金泳三의 신한국당을 한나라당으로 改名했다. 신한국당은 金泳三씨가 대통령이 된 후 민자당을 이름만 바꾼 것이다. 민자당은 1990년 초 盧泰愚 당시 대통령이 주도한 3黨 합당으로 민정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쳐져 생긴 정당이었다.
     
      한나라당이 16년째 간판을 유지하고 집권도 한 것은 黨名을 잘 지은 것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 이 黨名은 당시 한나라당 총재 趙淳씨가 지었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경제부총리, 民選 서울시장을 역임했던 趙淳 총재는 대통령 후보직을 사퇴하고 李會昌 후보를 밀고 있었다. 李會昌씨(現자유선진당 총재)에 따르면 黨內에 ‘한나라당’이란 이름을 돌리면서 의견을 구하니 반대가 70%나 되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趙淳 총재는 作名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굽히지 않았다. ‘한나라’의 ‘한’은 ‘하나’란 뜻과 함께 ‘크다’는 뜻도 있고 韓民族의 韓(한)과도 통한다. 영어로 GNP(Grand National Party)로 번역할 때는 ‘크다’는 뜻이다. 즉, 남북통일을 하여 강대국을 만들겠다는 2중 의미가 들어 있는 이름이다. 李會昌 후보는 趙淳 총재의 고집을 존중하여 ‘한나라당’으로 확정했다.
     
      趙淳씨는 漢學에 밝고 국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분이다. "漢字말살로 한국어가 파괴되는 바람에 한국은 反知性의 길을 가고 있다"고 걱정도 한다. 민족문화추진회 회장을 5년간 지냈다. 그의 座右銘(좌우명)은 ‘知行合一’이며 아호는 小泉이다. 盧泰愚 당시 대통령의 아호를 庸堂(용당)이라고 지어주기도 했다.
     
      한나라당이 인기가 떨어진다고 黨名을 바꾸겠단다. 다른 黨과 통합하면서 이름을 바꾼다면 몰라도 같은 사람들이 같은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데 이름만 바꾸겠다는 건 누가 보아도 유권자들을 속이려는 짓이다. 이런 장난에 넘어갈 국민들이 몇이나 될까? 더구나 선거를 석 달 앞두고 黨名을 바꾸면 새이름을 알리기도 쉽지 않고 群小(군소)정당의 하나로 취급될 가능성이 높다. 改名으로 잃는 표가 수백만을 넘을 것이다. 두고 보면 한나라당은 姓을 갈아 망하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이건 내기를 걸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