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원·대의원 투표 휩쓸어 장년층 넘어 젊은층도 흡수문성근 박영선 입성도 큰 의미, 박지원 이인영 역할도 관심사
  • ▲ 1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양호상 기자
    ▲ 15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후보가 연설을 하고 있다. ⓒ 뉴데일리 양호상 기자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시민과 당원, 대의원 선거인단은 너나없이 한명숙 후보를 새 대표로 손꼽았다.

    15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표출된 선거인단의 표심이다.

    한 신임대표는 이날 전대 대의원 투표와 사전에 모바일과 지역현장 투표로 실시된 시민ㆍ당원 투표에서 모두 1위에 올라 명실상부하게 당권을 거머쥐었다.

    대의원ㆍ시민ㆍ당원 투표 결과를 모두 합친 최종 투표 결과, 한 신임대표는 24.05%를 차지해 막판 맹추격에 나선 문성근(16.68%) 후보를 7.37%포인트 차이로 2위로 밀어냈다.

    사실상의 승부처는 모바일 투표였다. 애초 모바일 투표는 젊은층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문성근 박영선 후보와 젊은 기수론을 내건 이인영 후보가 앞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의 뚜껑이 열리자 예상밖의 결과가 나왔다.

    한 신임대표는 20∼30대에서 12만5천181표를 얻어 박영선(11만1천587표) 문성근(1만6천272표) 후보를 눌렀고, 특히 40대 이상에선 11만1천972표를 차지해 2위에 머문 문성근 후보(7만6천981표)를 3만4천여표나 앞질러 눈길을 끌었다.

    국정 경험과 경륜을 갖춘 민주당 출신 후보이자 여성ㆍ시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후보라는 대통합 이미지가 당내외 모든 세력으로부터 고른 지지를 이끈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정치 초년병인 문성근 후보는 단숨에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시민정치'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배우 출신의 대중성과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대표로서 해온 야권통합 운동에 시민사회와 젊은 세대가 큰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후보의 지도부 입성도 큰 의미가 있다. 당내 계파나 조직이 전혀 없는 그에겐 한국노총의 `뭉치표'가 큰 힘이 됐다. 특히 재벌개혁, 금산분리 등 그가 걸어온 선명한 정책노선에 따른 평가와 기대를 담은 `자발적 지지'였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다.

    `반(反) 통합' 이미지로 궁지에 몰렸던 박지원 후보가 막판 저력을 발휘하며 4위에 올랐다. 호남을 비롯한 구(舊)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과 당내에서 내로라하는 대여 저격수라는 점이 힘이 됐다는 분석이다.

    386세대의 대표주자인 이인영 후보는 2010년 10ㆍ3 전대 때보다 순위가 한계단 내려갔다. 지난해 야권 통합의 최전선에 서고 4ㆍ27 재보선, 무상급식 주민투표,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 3대 선거전을 지휘하며 승리로 이끌었으나 대중성 부족의 쓴맛을 봐야했다. 이런 사실은 그가 상품성을 잘 아는 대의원 투표에서 2위에 올랐다는 데서 확연히 나타났다.

    6위로 최고위원단에 진입한 김부겸 후보는 수도권 3선 의원의 기득권을 버리고 4월 총선에서 대구 출마를 선언하는 진정성을 보인 것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학영 후보는 시민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선전했으나 아쉽게 입성에 실패했고, 이강래 후보는 박지원 후보와의 호남 대표주자 경쟁에서 밀린 것이 패인으로 보인다. 박용진 후보는 예상을 깨고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한 여세를 몰아 지도부 입성을 노렸으나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