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남(雩南) 장학회 부활을 보며

     김민기 (인천언론인클럽 상임고문)

    우남(雩南) 이승만 박사 장학회가 복원 창립총회를 갖는다. 원래는 1957년 인하대 설립자인 이승만 대통령의 호를 딴 우남 장학회가 설립되어 우수한 인재 육영의 뜻을 펼쳤으나 그 후 정치적 격변기에 휩싸여 아쉽게도 그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
     
    45년이 지난 지금 인하대학교 총동창회가 창학정신을 계승하고 인하동문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해 세계 대학으로 발돋움할 발전의 원동력은 오직 후학양성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우남 장학회 재설립을 추진한다고 취지를 천명했다.
     
    인하대학교는 1954년 인하공과대학으로 개교했다. 인천의 인(仁)과 하와이의 하(荷)를 합쳐 인하가 된 것이다. 인하대학은 6·25의 와중이었던 1952년 하와이 이주 50주년 기념사업으로 뒤떨어진 우리나라의 공업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당시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발의로 출범하게 된다.
    학교 건립 재원은 하와이 교포2세 교육을 위해 이승만 박사가 하와이에서 설립 운영하던 한인 기독교학원을 처분한 대금을 비롯하여 하와이 교포들의 성금, 그리고 국내 유지들의 성금과 국고 보조금을 기금으로 마련했다.
     
    우남 이승만은 누구인가? 우남은 학자, 혁명가, 독립운동가로서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 나라를 갖게 한 건국 대통령이다. 1948년 역사상 최초의 5·10 총선 후 제헌국회 의장으로서 대한민국의 국호와 헌법의 제정, 단원제의 국회 구성, 대통령 중심제, 삼권분립이란 큰 틀을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기여했다. 이것은 반만 년 우리 역사 가운데 민주주의가 탁월한 선택이었음을 우리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북한의 실정을 보면서 오늘에야 알게 되지 않았는가! 더구나 6·25전쟁을 극복하고 어렵게 나라를 지킨 것도 불멸의 업적이요, 개방과 국제적 교류를 통한 발전의 계기와 민족과 국가의 동력이 그로부터 출발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는 이승만 기념관이나 그 흔한 동상 하나 제대로 서있는 것이 없다. 현대사에서 독재자로만 매도 되고 그의 많은 공적은 경제발전과 민주화에 가려 무관심과 망각 속에 빠져 버렸다.
     
    전직 대통령 김영삼 기념관은 거제시 생가에 개관했고 박정희·김대중 기념관도 국고 보조금 174억 원과 15억 원을 각각 받아 추진된다. 이승만 기념사업에는 30억 원이 배정됐지만 아직까지 기념관 건립 논의는 없다. 백범기념관은 180억 원을 들여 2002년 건립됐다.

    뒤늦게나마 인하대학교 총동문회가 조국부강·공업입국의 근간을 내세워 창학 정신인 창의·근면·봉사를 바탕으로 우남 장학회 설립에 나섰다는 것은 모교에 대한 사랑과 제자로서의 의무를 떠나 그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인하대 총동문회는 “현재 수많은 장학사업 중에서도 우남 장학회의 복원은 우리 모교의 창학정신을 계승하는 후대 인하동문의 책무를 완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동양의 MIT를 목표로 모교를 설립한 이승만 박사의 육영의지를 계승해 국민들이 성원에 보답하고 나아가 하와이 동족사회와 지속적인 유대를 증진해 나가는 원동력이 되겠다."고 장학회 설립의지를 표명했다.

    하나 더 부언한다면 지금 인하대학교 창고에 쓰러져있는 이승만 박사 동상을 복원하는 일이다. 1978년 하와이 교민회로부터 이승만 박사 동상건립 기금 5만 달러를 전달받아 그 이듬해 인하대 교정에는 이승만 박사의 동상이 세워졌다. 최초의 동상이었다. 그러나 학교 교정에 우뚝 서있던 설립자의 동상은 1983년 학생들에 의해 철거됐다. 이제 철거된 지 29년, 햇빛 차단된 창고에 쓰러져 있는 동상 이제는 햇빛을 볼 날이 되지 않았는가!

     시대에 따라 진리의 가치 기준은 변한다. 진리는 무게도, 색깔도, 크기도 없다. 30년 전 그때의 진리의 가치기준들은 지금의 잣대가 아니다. 인간은 역사라는 뿌리가 있어야 존재한다. 옛것에 비추어 개선하고 발전하기 때문이다. 조상이 없으면 내가 없는 것이다. 조상이 잘못했으면 후손이 반성해 바르게 살 것이지 조상을 추앙하지도 않는 것은 후손에 대한 바른 교육이 아니다. (기호일보 오피니언, 2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