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선대위원장직 거부…"민주당 중심으로 돌아가"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범야권 단일후보를 배출한 야권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두고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원순 후보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사실상 야권 경선 이후, 민주당 하고 '돈독한' 모습을 보이자, 다른 정당들의 '소외감'이 외부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동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박 후보 선대위에서 공동선대위원장과 공동선대본부장 자리를 맡지 않기로 했다. 이날 오후 예정됐던 박 후보의 방문도 거부했다.

    두 직책에 이정희 대표와 박 후보와 경쟁한 최규엽 후보가 각각 위촉됐으나 선대위 구성이 "상호 존중과 호혜라는 야권연대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 ▲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1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범야권 후보가 10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이날 불교방송 '전경윤의 아침저널'에 출연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돼 있고 선거 사무원들도 민주당이 대부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모양은 야4당과 시민사회로 돼 있지만 박 후보도 민주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민주당의 요구대로 들어주는 양양상"이라고 비판햇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은 "민주당이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뒤 소극적 태도를 보이다 박 후보가 민주당의 협력을 끌어내려고 주도적 노력을 부탁하자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유시민 대표와 진보신당 김혜경 대표는 박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균열이 더 커지길 바라지 않는다는 뜻에서다. 민노당도 선대위 구성 형식에 관계없이 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조직과 인력을 완전 가동하기로 했다.

    이처럼 야4당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 전부터 박원순 후보 선대위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듯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선거 전에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주당은 경선 패배 이후, 선거 지원에 총력을 쏟아야 하는데 나름에 문제가 크다. 무소속 후보 지원운동이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경우가 많아 '조직'이 움직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최근 중앙선관위에 무소속 후보 지원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하기도 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토론회 직후 '야4당의 파열음'을 보고받고 "잘 되겠죠"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