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감방 갈 일 안 했다···총선 출마해 심판 받을 것”
  • “이재오가 당으로 복귀하면 친이(親李)계가 복원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내년 19대 총선에서 살아남는 게 지상과제인 친이계 의원 상당수는 공천과 당선에 유리하다면 계파 같은 것은 언제든 버릴 태세다"

    “정권 창출의 주역인 핵심 3인도 마찬가지다. 총선 공천 등 정치생명을 건 마지막 혈전을 준비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55인 선상반란’을 주도했던 정두언 의원이 이번에도 선제적으로 내부 암투의 장을 열어젖히고 있다.”

  • MB 정권의 핵심으로 ‘왕차관’이라는 별명을 가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사진)이 본인을 포함한 여권 실세들의 불편한 관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전 차관은 <신동아>와 가진 인터뷰에서 여권 주류는 이상득-박영준-이재오-정두언 4인 체제 성격이었지만 사실 이들 간 카르텔은 2007년 대선 승리 직후부터 일찌감치 붕괴 조짐을 보였다고 했다.

    27일 <신동아> 최신호에 따르면 취임 4개월 만에 정두언 의원이 이상득 의원과 당시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었던 박 전 차관에 대해 ‘권력 사유화’ 직격탄을 날려 여권을 발칵 뒤집어놓았다고 소개했다.

    박 전 차관은 정두언 의원을 향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며 쓴소리를 던지기도 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캠프를 꾸렸던 초기부터 박 전 차관은 정 의원에 대해 깊은 불신감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차관이 주도한 선진국민연대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대선 당시 박 전 차관은 정 의원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 언젠가는 MB에게서 등을 돌릴 것이란 얘기로 들렸다”고 말했다.

    박 전 차관은 친이계의 또 다른 핵심인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도 비슷한 인식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정두언-이재오는 정치여건이 변하면 살길을 찾아 떠날 사람들’로 애초부터 인식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정두언 의원과 이상득 의원의 갈등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정두언은 ‘물갈이 0순위’로 이상득 의원을 올릴 태세다. 정권 초기에도 이 대통령 눈치 안 보고 이 의원에게 반기(反旗)를 든 전력이 있는 만큼 탈(脫)MB를 선언한 지금에 이르러선 더욱 강도 높게 퇴진론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로 정 의원은 5월11일 “이상득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을 받는 순간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이) 전멸할 것이다. 이상득 의원은 내년에 당선되면 국회의장을 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수도권 의원들이 이 의원의 공천신청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차관은 정 의원이 수도권 소장파를 앞세워 ‘SD 퇴진론’을 들고 나올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차관은 사퇴 후 자신에게 각종 의혹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데 대해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최근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권 사업인 이른바 ‘다이아게이트’에 깊숙이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전 차관은 “나는 이명박 대통령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언제든 검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는데 이권에 개입하거나 처신을 함부로 했겠느냐. 나는 감방 갈 일은 안 했다”면서 비리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듯이 내 이마에는 ‘이명박’ 석 자가 딱 적혀 있지 않느냐. 총선에 출마해 심판을 받겠다”고도 했다.